조직 소개

연구기술 동향

기술 개발에서 테스트까지 - 항공기 부품 국산화 시동 거는 항공부품연구단
2018.11.14

# 항공부품연구단 황영하 단장

국내 항공산업은 완제품을 기준으로 지난 15년간 세계 15위권에 머물러 있다. 대부분 군용기 수출로 일군 실적이며, 수입한 핵심 부품을 조립해서 만들어 낸 결과였다. 시장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부품 국산화인데, ‘15년간 세계 15위 전후’라는 현실은 핵심 기술력의 부재에서 오는 한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지난 6월 항공부품연구단을 출범, 항공부품 국산화의 큰 길이 열렸다. 






커지는 항공부품 시장에서 틈새를 찾다
세계 항공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5,792억 달러에서 2026년 7,811억 달러로,

연 3~4%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가운데 부품·장비가 차지하는 규모는 1,217억 달러에서 1,732억 달러가 될 전망이다. 민항기 시장은 커지는 반면 군용기 시장은 감소 추세라는 것이 주목할 만한 점인데, 이처럼 판도가 변하고 있는 세계

항공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국내 항공부품 산업의 대비책이 궁금해진다. 지난 10월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와 업무 협약을 맺으며 국내 항공 산업의 기초체력 다지기에 나선 항공부품연구단 황영하 단장을 만났다.


Q. 기존에도 생기원 내 뿌리산업기술연구소 산하에 항공부품기술센터가 있었다. 항공부품연구단으로 확대 개편된 이유는 무엇이며 조직 구성은 어떠한가?
생기원 내에 항공 관련 조직이 생긴 것은 진주 뿌리산업기술연구소 산하 항공부품기술센터가 처음이지만, 이후 인천 뿌리기술지원센터와 영천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에서도 관련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소재를 개발(뿌리기술지원센터)하고 부품을 가공(항공부품기술센터)하며 테스트(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하는 각각의 업무 영역은 다르지만 항공부품연구단이라는 하나의 프로젝트 조직으로 묶을 수 있었고, 이로써 원스톱 솔루션이 가능해졌다. 조직은 기존 업무의 특성을 반영하여 연구개발센터, 부품제조센터, 특성평가센터로 나누었다.


Q. 항공부품연구단이 진행하고 있는 중점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항공기를 만드는 회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KAI)와 함께 항공부품의 국산화 관련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군용기를 주로 제작했던 KAI는 세계 항공 시장의 판도 변화에 따라 민항기 제작을 시도하고 있는데, 항공부품연구단은 이 가운데 동체에 들어가는 핵심부품 개발 과제를 맡았다. 또한 해외 기업들과 협력하여 항공기 내부 스마트 인테리어 관련 제품을 개발 중이며 엔진과 같은 고위험군 부품에 대한 기술 개발도 진행하려고 한다.


Q. 항공부품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항공 산업에서 앞선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은 항공기 전체를 설계해서 제작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해외에서 구입한 부품을 사용해 항공기를 조립하는 구조다. 항공기에 들어가는 부품은 30~50만 개에 달하지만 국산화가 가능한 부품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비행기 한 대를 설계해서 완성하기까지 주기를 10년으로 잡는데, 각 부품의 개발 기간만 4~7년이다. 개발 기간도 길고 인증 절차도 까다롭기 때문에 기술은 물론 비용에서도 진입장벽이 높다. 우리나라 항공 산업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특히 중소기업이 주를 이루는 항공부품 산업은 더욱 열악한 상황이다. 신규 시장 개척은 엄두도 못 낼 뿐더러 첨단 항공기에 적합한 부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기술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도 찾지 못하고 있다.


항공부품연구단은 항공부품 중소기업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지원 희망기술 수요를 조사하여 항공부품 제조생태계를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다. 또한 기업이 장비나 시설 등을 공동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항공부품 산업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Q. 항공 산업을 키우기 위한 부품 개발에 선결과제가 있을 것 같다. 어떤 부분들이 해결되어야 하나?
국내 항공부품 산업은 걸음마 단계이다. 항공기에 어떤 부품이 필요하고, 그 부품에는 어떤 기술이 들어가야 하며, 제작이 되었을 때 어떤 평가를 진행해야 하는지 안내할 역할이 필요하다. 그런 일들을 항공부품연구단이 담당하고자 한다.


물론 중소기업을 위한 기술 전수가 가장 중요한 업무다. 부족한 기술은 생기원의 기술을 더해 보완하고, 보유한 기술을 더 향상시켜 항공부품 개발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들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항공부품 국산화를 이끌어내는 모든 과정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특히 항공부품은 인증 과정이 까다롭다. 부품을 우리나라에서 제작했더라도 모든 인증을 외국에서 받아야 한다. 그에 소요되는 테스트와 인증 비용이 제작비보다 더 많이 들고, 인증을 받기도 쉽지 않다.


현재 영천의 특성평가센터에서 테스트한 결과가 해외에서도 통용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해외에서 테스트 받을 경우 2~10억 원까지 드는 비용을 국내에서 하게 되면 몇 천만 원선으로 줄일 수 있다. 비용뿐 아니라 소요 시간도 대폭 줄어들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는 개발 조건이 유리해진다.


▲ 항공산업 육성  및 항공업계 지원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식 체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Q. 최근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와 업무협약을 맺은 것도 같은 맥락인가?
이번 협약은 항공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들의 애로점을 파악해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아직 우리 중소기업은 직접 부품을 설계해서 만들어본 경험이 부족하다. 그간 대기업의 발주에 따라 제작만 해왔기 때문이다.


KAI의 미국 훈련기 수주 실패로 중소기업이 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독자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다른 활로를 모색할 수 있지만 자체 기술 개발력이 없기 때문에 대기업이 수주를 놓치면, 이는 곧바로 중소기업의 경영악화로 이어진다.


이번 협약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자는 목적에서 이뤄졌다. 이를 위해 여러 가지 사업을 함께 기획하고 만들어가기로 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와 협력해 중소기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기술을 묶어서 육성·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항공부품 산업은 정비 산업과도 이어진다. 부품이 들어가면 정비를 통해 얻는 수익까지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산업이 확장될 가능성이 커진다. 항공부품연구단은 국내 항공부품 산업의 활로를 열어주는 길잡이 역할로, 중소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100%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