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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성과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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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품종 소량생산’ 고부가가치 금형 제작, 3D 프린팅 기술로 최적화
2021.04.29

‘다품종 소량생산’ 고부가가치 금형 제작, 3D 프린팅 기술로 최적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울산본부 첨단정형공정연구그룹 지창욱 박사




생기원 지창욱 박사가 와이어 아크 3D적층 제조기술로 제작된 금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3D프린팅 제조방식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요소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3D프린팅이 수십 년 내에 글로벌 제조업 재편을 좌우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선박, 비행기 등에 들어가는 대형 부품의 경우, 고가이고 각각의 부가가치도 크지만 대량생산이 경제적이지 않아 3D프린팅이 가장 효율적인 대안으로 손꼽힌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울산본부 첨단정형공정연구그룹 지창욱 박사는 중대형 수송기기 부품 금형 제작에 적합한 ‘와이어 아크(Wire+Arc) 3D적층 제조방식’을 개발했다.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3D프린팅 본래의 이점에 용접기술의 신속성과 경제성을 접목시켜 3D프린팅 공정을 진일보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신 용접기법을 접목한 3D프린팅 방식으로 더 빠르고 저렴하게


레이저 또는 전자 빔을 열원으로 활용하는 DED(Directed Energy Deposition) 방식의 기존 3D프린팅은 고가의 분말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생산단가가 높은 반면, 시간이 오래 걸려 생산성이 낮았다. 이 때문에 중소·중견기업에서 3D프린팅 장비와 재료를 구입하고 유지하는 데에는 현실적으로 큰 어려움이 있어왔다. 


지창욱 박사는 3D프린팅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전공분야인 용접 기법을 이용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여러 용접기법 중에서도 네덜란드, 독일 등 외국에서 이미 시도되고 있는 푸시풀(Push-Pull) 방식의 최신 용접기술이 적합해보였다. 이 방법을 3D프린팅에 적용하면 생산 속도는 매우 빨라지면서도 장비 설치유지 비용이 저렴하며 타 공법에 비해 변형에 대한 저항성도 우수하다. 중소·중견기업들을 위해 최적화된 고속·저가의 3D프린팅 제조방식인 것이다.




와이어 아크 3D적층 제조방식으로 금형이 제조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와이어 아크 적층제조 방식 연구는 아직 국내외적으로 걸음마 단계입니다. 특히 금속 기반 3D프린팅은 ‘소재는 분말, 열원은 레이저나 전자빔’ 같은 식으로 고정돼 있었습니다. 정밀하고 품질도 좋겠지만 돈이 많이 드는 방식입니다. 소재를 금속 분말의 40~70% 가량 줄일 수 있는 금속 와이어로 바꾸고, 열원을 아크로 바꿔 적층 제조한다면 기존 방식보다 확실히 경제적으로 제조할 수 있습니다.”



기존 레이저 기반의 3D 프린팅 시스템에 비해 10분의 1로 비용 절감 


개발된 기술은 제작할 부품·제품의 캐드(CAD) 도면을 시스템에 입력하면 경로설정 소프트웨어가 최적 적층경로를 선정, 로봇팔에 부착된 용접토치가 그 경로를 따라 와이어를 녹이며 층층이 쌓는 자동화 방식이다. 연구팀은 용접기와 로봇, 적층경로설정 소프트웨어 등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고 와이어소재, 가스유량, 작업온도 등 각종 공정변수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쌓아 3D프린팅에 적합하도록 최적화했다.


이 방식은 부품 제작 속도가 기존 주조공법보다 2배 이상 빠르고, 장비 구축비용도 대형 3D프린터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경제적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현재 2m 크기의 대형 선박용 프로펠러 시제품까지 제작해냈고, 강도·내구성과 같은 물적 특성의 우수성도 인정받아 선주사로부터 선급인증까지 받았다. 


“선박이나 항공기의 프로펠러 수리 시, 날이 부러져 입고되면 다시 설계하고 주물을 만들어내는 데에 보통 2개월가량 소요됩니다. 와이어 아크 적층 제조 방식을 적용해 수리를 진행했는데 정박 등의 소요시간까지 합쳐 총 3주정도가 걸렸습니다. 와이어 아크 적층 제조방식으로 대형 구조물의 적층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점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셈이죠. 실제로 시간이 기존 방식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는 건 매우 큰 성과입니다.”



다이캐스팅 금형 제작도 단가 20%, 소재 손실률 80% 더 낮춰


초대형 차량 및 건설기계, 선박, 비행기 등의 차체 부품은 대개 철이나 알루미늄 소재를 이용해 다이캐스팅 공법으로 만든다. 정밀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원품을 만들어 절삭공구를 이용한 CNC 가공으로 소재 표면을 깎아내기를 반복한다. 반면 용접기법을 이용한 적층 가공 방법이 자리 잡는다면 같은 경우에 드는 비용과 소재 손실이 훨씬 적다. CNC 가공법과 비교해 제조단가는 약 20%, 소재 손실율도 80% 더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제조 과정에서 유해가스와 폐수 등이 많이 나오는 기존 방식에 비해 친환경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아울러 복잡한 형상의 금형을 제작할 수 있고, 클래딩 공정을 통해 이종 소재의 부분 적용도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금형 수명이나 제품의 치수 안정성까지 높일 수 있다.   

 



지창욱 박사가 개발된 기술을 적용한 장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지 박사는 “실제로 개발된 방법은 중소 중견기업에서 3D 프린터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CAD/CAM 정도만 있다면 쉽게 구축하고 제조 또는 수리에 활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의 중심 기술인 3D 프린팅 기술은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연구 분야에서 실패를 맛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업계에 따라 어떻게 최적화할지 충분히 고민하고 적절한 방법을 찾는다면 해결책은 분명히 있을 겁니다. 저희들도 정교한 정밀도는 일부 포기하는 대신, 사후 수리 가능성이나 소재 가격 등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특성을 잘 맞출 수 있는 고부가가치 생산품을 고민한 결과가 중대형 수송기기 부품이었습니다.”




와이어 아크 3D적층 제조방식을 함께 개발한 지창욱 박사와 연구원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지창욱 박사 “이번 원천기술 무궁무진한 가능성…마그네슘 합금 적용 가능성 연구 중”


현재 항공 분야에서 경량화를 위해 마그네슘 합금을 적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고 소개한 지창욱 박사는 개발한 방법을 활용한 항공부품 제작 공정도 연구 중이다. 그는 “이번에 개발된 원천기술은 적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마그네슘 합금 소재의 제조방법이 확립되면 의료기기 산업에서 다양한 골격근계 보철기구 등을 제작하는 데에도 활용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고속·저가의 3D 프린팅 시스템과 공정이 개발되고, 대형 부품 제작공정이 확립돼 사업화가 이뤄지면 파급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입니다. 3D 프린팅 특장점이 다품종 소량생산이기 때문이죠. 3D프린팅 시스템을 보유한 항공기 부품기업은 선박 부품은 물론이고, 향후에는 의료기기 분야로도 진출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나라는 3D프린팅 기술과 지적재산권을 재빨리 선점하고, 기술 연구와 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를 확대해 관련 중소·중견기업을 많이 양성해야 합니다. 장치 분야를 선도하는 미국, 유럽 등지의 다양한 나라와의 국제협력 연구도 꼭 이뤄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