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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팅으로 인체에 무해하고 강한 세계 최대 규모 인공 흉곽 제작
2018.10.15

# 연구책임자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강원지역본부 적층성형가공그룹 김건희 그룹장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t)는 지난해 12월 ‘가트너 2018 전망'에서 2021년 외과의사 중 25%가 수술 시뮬레이션에 3D프린팅 모형을 활용할 것이라 예측했다. 예측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3D프린팅 시장은 미국이 가장 앞서고 일본, 독일, 중국이 추격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가운데 강원지역본부 적층성형가공그룹 김건희 그룹장 팀이 3D프린팅을 활용해 세계 최대 크기의 인공 흉곽을 제작하고, 중앙대학교병원이 실제 환자에게 이식해 화제다.






3D프린팅, 기술을 넘어 생명을 살리다

3D프린팅 기술은 의료산업 분야에서 인공 뼈, 인공 관절, 의수, 치과용 브릿지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개인 맞춤형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이 예상된다.

 
3D프린팅 인공 뼈는 재료를 층층이 쌓는 방식으로 제작해 인체 골밀도 강도와 유사하다. 기존 제품보다 생산이 간편하고 가격도 낮출 수 있다. 김건희 그룹장이 이끄는 연구팀도 이 점에 주목, 3D프린팅 공정기술을 활용해 인공 흉곽을 제작했다.


▲ 강원지역본부 적층성형가공그룹 김건희 그룹장, 김형균 선임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번 인공 흉곽은 말기 골육종 환자의 수술을 위해 제작되었다. 병변 부위가 너무 넓어 흉곽 제거가 불가피했지만, 기존 수술법으로는 재건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김 그룹장 팀은 중앙대학교병원 흉부외과 박병준 교수 팀과 회의를 거쳐 인공 흉곽을 설계했다. 여기에는 생기원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은 3D프린팅 의료기기 전문기업 벤타쓰리디㈜도 설계부터 제작까지 함께 참여했다.


제작된 인공 흉곽은 가로 28.6㎝, 세로 17.2㎝로 환자의 가슴 부위 전체를 덮을 수 있는 크기이다. 지금까지 제작된 인공 흉곽 가운데 가장 크다. 수술은 흉골과 늑골 10개를 절제한 뒤 인공 흉곽을 이식하는 수순으로 진행되었다. 3D프린팅 인공 흉곽 수술은 2014년 스페인에서 최초로 성공한 후 이탈리아, 미국, 영국, 중국에 이어 국내 최초, 세계 6번째로 시도된 것이다.




인체에 무해하고 가벼운 순수 티타늄 소재 사용



기존의 인공 뼈는 골시멘트나 티타늄 막대를 이용해 제작되었는데, 이 소재들로는 환자의 늑골처럼 곡선 형태의 뼈를 정확하게 만들기 어렵다. 또 소재가 무거워 수술 후에 불편함을 느끼거나 호흡 곤란을 겪을 수 있고, 세균 감염을 일으킬 위험성도 있다.
김 그룹장 팀은 인공 뼈의 소재로 일반 금속보다 가벼운 티타늄을 이용했다. 티타늄은 인체에 무해해 인공 디스크 등 의료기기 소재로 널리 사용되지만, 자체 강도가 약하기 때문에 기존에는 알루미늄과 바나듐을 섞은 합금을 사용해 왔다.


▲ 세계 최대 규모의 순수 티타늄 인공 흉곽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합금은 중금속을 함유하기 때문에 몸 안에서 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습니다. 이번 인공 흉곽은 인체에 무해한 순수 티타늄을 사용하면서도 금속 간 화합물을 망상 구조로 제작해 강도를 높였습니다.”
김 그룹장은 티타늄 분말을 3D프린팅을 통해 빠른 속도로 녹였다 굳히는 과정을 반복하고, 생성된 결정체를 
10 단위로 거미줄처럼 연결해 실제 뼈보다 단단한 강도를 구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공 흉곽 제작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현재까지 만들어진 것 가운데 크기가 가장 크다는 점이다. 김 그룹장 팀이 세계 최대 크기의 인공 흉곽을 제작할 수 있었던 것은 3D프린팅 과정에서 전자빔 방식을 적용해 금속 3D프린팅의 최대 난점으로 지적돼 온 휘어짐, 파열 같은 열에 의한 변형을 막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인공 흉곽은 컴퓨터 단층촬영을 통해 환부를 정확히 측정하여 환자 체형에 맞게 정밀한 디자인으로 설계됐고, 무게도 190g밖에 되지 않아 회복도 빨랐다.




인공 뼈 맞춤시대, 관절 부위까지 폭넓게 적용


김 그룹장 팀은 2014년부터 꾸준히 순수 티타늄을 소재로 한 인공 뼈 연구를 추진해왔다. 강릉지역본부가 3D프린팅 중심 실용화기술을 특화분야로 선정하고 청정기술 개발을 추진하면서, 티타늄을 소재로 한 3D프린팅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2016년에는 수술 도중 함몰된 두개골을 3D프린팅으로 만들어 이식하는 데 성공한 경험이 있다. 환자를 위한 맞춤형 두개골을 오차 범위 0.5㎜ 이하로 줄여 정교하게 제작했는데, 당시에도 순수 티타늄을 사용했다.


3D프린팅 두개골에 이어 흉곽 이식 수술이 성공함에 따라 부작용 우려가 없는 맞춤형 인체 삽입물 시대가 열렸음이 확인됐다. 김 그룹장은 “앞으로 고관절과 무릎관절 등 여러 관절 부위에도 환자 맞춤형 인공 관절 제작이 가능하다”며, 이미 해당 기술을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향후 2~3년 내 기술이전을 통해 3D프린팅으로 제작된 인공 관절을 상용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