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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원성과 사례
占쏙옙占쏙옙占� ‘포스트 반도체’ 시기를 대비한 유비무환의 기술, 구리 도금액 국산화로 ‘포스트 반도체’ 시대를 연다 |
국내 반도체 업계가 사상 최고 영업이익 기록을 갱신하며 순항 중이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호황이 끝날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도체 제조 설비 전문 기업 ㈜PDT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반도체 구리 도금액 국산화를 통해 ‘포스트 반도체’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구리 도금액 기술 국산화를 위해 뿌린 씨앗이 싹 틔운 현장을 찾았다.
기술지원기업: ㈜PDT
연구책임자: 뿌리산업기술연구소 표면처리그룹 이민형 수석연구원
■ 구리도금액, 국산화 할 수 있다고요?
㈜PDT는 1992년 삼성전자에서 ‘평택정밀’로 분사해 오늘에 이른 공정설비 제작 전문기업이다. PDP부터 OLED까지 디스플레이 발전에 맞춰 다양한 후공정 자동화 설비를 만들며 성장해왔다. 한편으로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반도체 시장 호황 이후를 대비한 신사업 분야를 탐색하는 작업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생기원 이민형 수석연구원이 찾아와 국내 최초로 구리 도금액 제조기술을 개발했다며 상용화에 손을 맞잡자고 권했다. 틈새시장을 공략해보자는 그의 제안에 과감히 신규투자를 결심하게 된다.
구리 도금액은 반도체 생산공정의 기초 단계인 웨이퍼 제작공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제품이다. 그런데 그 성질과 성능은 제조과정에서 투입되는 여러 유기첨가제 원료와 혼합 비율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도금액 제조사의 기술경쟁력은 고객사가 원하는 맞춤형 유기첨가제 레시피를 제공할 수 있느냐의 문제와 직결된다. 국내에서는 반도체에 사용할 수 있는 고품질 도금액 개발에 성공한 사례가 없어 소수의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다.
“도금액 시장을 독점한 글로벌 기업들은 특정 고객사를 위한 특화 제품 개발에 취약합니다. 이 박사님과 손잡고 국내 최초 국산화에 성공한 도금액은 기존 제품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더 우수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고객 맞춤형 서비스까지 제공해 일석삼조죠.” ㈜PDT 조민건 전무는 성과를 자랑하며, 아직 시판 전인데도 소식을 들은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 정반합(正反合) 발상으로 물꼬 튼 기술의 열쇠
'반도체 패키징용 고성능 구리도금액’ 기술은 이민형 수석연구원이 약 3년에 걸쳐 끊임없이 연구한 노력의 결실이다. 비좁은 연구실에서 수많은 화학약품들과 씨름하며 무려 1만 5천여 번의 실험 끝에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반도체는 불량 부품만 교체 가능한 자동차와는 달리 제작 과정에서 교체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정 각 단계에서의 '수율’ 관리가 무척 중요합니다. 이 중 반도체 칩을 PCB기판에 탑재시키는 ‘범프’ 공정의 수율을 높이려면, 범프의 형상을 균일하게 하고 반도체 칩과 접촉하는 범프 상단부를 평탄하게 만드는 도금액이 필요합니다. 만약 범프의 형상이 고르게 평탄하지 않을 경우 전류가 제대로 흐르지 않아 불량이 발생하죠. ‘고평탄 도금막’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수석연구원은 최적의 구리도금액 유기첨가제 혼합 비율을 알아내기 위해 성공 가능한 조합의 수를 만들어 수많은 실험을 거듭했다. 하지만 실패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3년의 시간을 거의 다 보낼 즈음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수학 문제 풀 듯 알고리즘으로 생각해봤습니다. 보통 도금 후에는 표면이 물방울처럼 볼록해집니다. 그런데 갑자기 ‘볼록한 것을 평평하게 만들려면 오목한 것과 합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치더라고요. 정반합의 원리처럼 ‘볼록+오목=평평’의 공식을 세우고 곧장 실험을 했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 1만 5천 번 실험으로 얻은 메커니즘
기술 개발의 의미는 비단 고평탄 도금액을 만들었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수많은 실험 과정에서 얻은 풍부한 데이터도 큰 자산으로 남았다.
"다양한 유기첨가제 조합식에서 얻은 데이터를 통해 고객사 요구에 맞는 도금액을 제조해 판매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기술력의 한계인지 서비스 문제인지 알 수 없지만, 고객사가 원하는 제품을 따로 만들어 판매하지 않아요. 하지만 우리는 축적된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래는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고, 그런 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 수석연구원의 설명에 ㈜PDT 조 전무도 덧붙였다.
"일본의 경우 케미컬 아이템 하나를 봐도 그 속에 녹아든 수많은 원천기술들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 국내의 경우 원천기술 자체를 연구할 환경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실패를 용인할 수 있는 토양이 부족한데다 고객사도 너무 조급하기 때문입니다. 생기원이 책임감을 가지고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우리 같은 중소·중견기업들을 더 크게 키워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국내 구리도금액 기술로 세계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이 수석연구원과 ㈜PDT. 이들의 케미가 새로운 반도체 케미컬 시장을 열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