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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소재, 재활용 쓰레기 대란 막을 구원투수 될까?
2018.07.12

중국은 전 세계 폐기물의 절반 이상을 수입해왔다. 그러다 3~4년 전부터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2018년 1월 1일 플라스틱, 폐지 등 고체폐기물의 수입을 중단했다. 이에 국내 수거업체들이 수익성 하락을 이유로 일부 재활용 쓰레기의 수거를 거부하면서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터졌다. 재활용 쓰레기를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다시 마주할 수 있는 현실이다.




재활용 소재 개발의 중요성

전 세계가 재활용 쓰레기 처리에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제품 개발 단계부터 재사용 및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를 사용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예를 들어 1회용 종이컵을 만들 때 비닐 코팅과 종이를 분리할 필요가 없도록 처음부터 재활용 가능한 단일 소재로 만든다면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 공정과 비용까지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생기원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는 지난 2008년부터 자원관리 및 자원순환에 관심을 가지고 ‘유니소재’ 연구를 추진해왔다. 유니소재는 무엇이고, 유니소재의 경제·사회적 기대효과는 무엇인지, 향후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인지 알아보자.


자원순환경제의 중심, 유니소재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 이한웅 수석연구원, 윤혜리 선임연구원


Q. 지난 4월 ‘재활용 쓰레기 대란’을 겪으면서 재활용 쓰레기 처리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원인과 대응 방안은 무엇인가?

중국은 이미 2016년에 일부 고체폐기물 수입 제한 일정을 밝히고 2017년 7월에 실시 방안을 공식 발표하면서 올해 1월부터 시행할 것을 예고했다. 정부 차원에서 사전 대응을 철저히 하지 못한 것이 ‘재활용 쓰레기 대란’의 원인이었다고 본다. 

 

재활용 쓰레기 문제 해결에는 두 가지 방안이 있다. 첫째는 정부나 지자체가 개입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환경부는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진행 중이던 지난 4월 27일 포장재 사용 생산업체 19곳과 ‘포장재 재질·구조개선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 내용은 유색 페트병을 무색으로 바꾸고 합성수지 용기의 몸체와 뚜껑을 같은 재질로 생산해 재활용이 쉽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협약은 6월부터 단계적으로 추진돼 목표에 이를 때까지 세부 이행계획을 세워야 하고 미이행 제품은 언론 공개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이다.

둘째는 기업 차원에서 재활용이 어려운 소재의 사용을 줄이고, 분리가 용이한 제품 설계를 통해 스스로 순환자원 활용률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유인책 마련이 필요하다.

Q. 순환자원 활용률을 높이는 것이 재활용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가?


물론 우리 모두가 1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재활용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량으로 소비가 이루어지는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생활습관 변화에만 기댈 수는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재활용 소재 개발이다.


재활용 소재 개발은 글로벌 친환경 정책 트렌드인 Circular Economy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EU에서는 Circular Economy를 위해 관련 규제를 제·개정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자원순환기본법을 제정해 자원순환형 사회 구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재활용 소재 개발은 초기 자본이 많이 투입되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경제성과 시장성이 높다.


Q.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에서는 자원관리 및 자원순환에 관심을 가지고 ‘유니소재’ 기반 구축에 공들여온 것으로 안다. 유니소재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가?

‘유니소재(Uni-material)’ 또는 ‘유니소재화(Uni-materialization)’는 자원순환을 고려한 친환경설계로, 제품 소재의 수를 줄이거나 제품의 구조 개선을 통해 재활용이 용이하게 함으로써 자원관리 및 자원순환을 촉진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요구르트의 용기는 몸체인 폴리스티렌(Polystyrene)과 뚜껑인 알루미늄 호일로 이루어져 있고, 여기에 폴리스티렌으로 만든 빨대를 꽂아서 먹는다. 만일 요구르트 용기의 몸체와 뚜껑을 모두 폴리스티렌으로 만들고 상단에 원터치 개봉구조를 고안해 쉽게 마실 수 있도록 한다면, 빨대를 사용할 필요가 없고 용기의 재활용도 훨씬 쉬워질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2012년 우리 센터에서 개최한 유니소재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것이다.

위의 사례는 원천소재를 개발하거나 기존 제품의 소재를 단일화, 단순화하여 소재의 수를 줄이는 방법이다. 한편 제품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해체·분리가 쉽도록 구조를 단순화하는 것도 유니소재화의 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스테인리스 축과 플라스틱 몸체로 이루어진 주서기 스크류 구조를 개선해 두 개의 소재를 분리할 수 있도록 만든다면 재활용률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 애경산업과 공동개발로 유니소재를 생활용품에 적용한 사례


▲ 코웨이와 공동개발로 공기청정기 부품을 유니소재화 한 사례


Q. 유니소재와 관련된 성과는 무엇인가? 

 

그간의 성과는 ‘기반 구축’과 ‘기술개발 지원’ 두 가지로 대별할 수 있다.
기반 구축에서는 표준화와 함께 보급·확산에 공들여왔다. 국가표준은 2015년에 KS I 7003을 개발, 유니소재의 개념을 설정하고 유니소재화 제품의 일반원칙으로 단일화(Unification), 보편화(Universalization), 독창성(Creativity)의 세 가지 특성을 규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ISO TC207 환경경영분과에서 국제표준화를 추진 중에 있다. 국제 표준명은 환경경영시스템-물질순환성 향상을 위한 제품, 부품의 설계 통합 가이드라인이며 2020년 10월 완료 예정이다. 국제표준은 세계 각국의 친환경 정책과 글로벌 기업의 제품 생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리가 제안한 내용으로 국제표준이 개발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한편 유니소재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고 기업의 수요를 조사해 적용 가능한 사례를 발굴함으로써 기술개발 지원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유니소재화 제품평가 가이드라인을 통해 적용 가능성 평가를 진행했다.

기술개발 지원으로는 2013년부터 수송기계, 포장재, 전기·전자 등 다양한 산업의 제품군에서 시제품을 제작하고 사업화를 진행했다.
대표적으로 수송기계 분야에서 우진산업과 자전거용 우레탄 타이어 시제품을 제작했다. 기존에 고무, 코드, 큐브 등 3개의 소재로 이루어진 자전거용 타이어를 단일 우레탄 유니소재로 만들어 탄소배출량과 에너지소비량을 모두 감소시켰다. 또한 덕양산업과 자동차 Upper Door Trim의 유니소재화 제품을 제작해 2015년 사업화에 성공했다.

포장재 분야에서도 애경산업과 가정용 세탁세제 펌프의 유니소재화 제품을 제작해 10%의 생산성 향상과 더불어 공정개선에 따른 경제성을 확보했다. 이밖에 음식 소스 용기의 단일소재화(PP) 시제품, 즉석밥 상부 리드필름의 유니소재화 시제품을 제작하기도 했다.

전기·전자 분야에서는 코웨이와 함께 공기청정기 팬 금속인서트 부품을 유니소재화 함으로써 기존에 4개의 소재로 만들던 것을 단일 소재로 만들어 재활용률을 향상시켰다. 또한 비케이더블유와 함께 초음파 가습기 유니소재화에 성공해 가습기의 구조적 강도와 가습 노즐의 유량 품질을 확보하는 동시에 재활용률도 높일 수 있는 제품을 출시했다.



Q. 유니소재가 사회·환경뿐 아니라 기업경쟁력에도 도움이 되는가?


표준 개발을 앞두고 기업을 대상으로 기대효과를 조사했는데 유니소재가 기업 경영활동에 도움이 되고, 환경오염 저감과 생산 공정상 비용 절감, 자원순환 제고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실제로 기업의 경영활동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유니소재화 표준을 적용해 제품을 개발할 경우 상당한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Q. 유니소재의 전망과 그에 따른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의 계획은?

유니소재화 제품이 활성화되면 폐기물의 양이 줄어들고 순환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활용소재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재활용소재 시장이 형성될 수도 있을 것이다. 센터에서는 제품 폐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소재 및 관련 시장 연구를 추진 중이다.


또한 유니소재는 앞으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더욱 다양한 제품군에 적용될 것으로 보이며, 국내에서도 순환이용성 평가 대상군을 단순한 생활용품에서 다른 산업 제품군으로 확대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센터는 기업들이 다양한 제품에 유니소재를 적용할 수 있도록 제품별․부품별 DB를 구축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폐플라스틱 재활용 증대를 위해 폐플라스틱을 이용한 ‘재생 소재 DB’를 구축해 기업이 국내 환경규제는 물론 해외의 환경규제에도 대응해 수출장벽을 허물도록 돕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