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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농업의 새시대 열까?
2018.06.08



​지난 4월, 소비자물가가 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치솟았다는 뉴스가 있었다. 감자 등 신선채소값 상승이 주요인으로 꼽혔다. 식자재에 금(金)자가 붙는 것이 익숙한 시대다. 식자재, 즉 농업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산업이지만 많은 노동력과 시간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젊은 세대들이 기피하는 대표 직종이 되었다. 농업의 최대 생산성과 최고 효율, 나아가 정확한 시장 예측이 가능한 스마트팜(Smart Farm)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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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스마트팜 경쟁 중


농산물 생산량과 교역량 모두에서 세계 1위인 미국은 최근 인공위성에서 받은 위치 정보를 이용해 무인 트랙터로 농장을 원격 관리하는 기술을 도입했다. ‘농업의 95%는 과학기술이고, 나머지 5%만이 노동력’이라고 믿는 농업 선진국 네덜란드에서는 이미 1977년부터 온실을 컴퓨터로 관리하는 복합 환경제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가까운 일본은 정부 차원의 스마트팜 지원에 힘입어 세이와, 후지츠 같은 기업들이 스마트팜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고, 중국은 스마트팜 확대를 위해 지난 2016년 ‘전국 농업현대화 계획’을 발표하고 꾸준히 추진 중이다.


세계 각국이 스마트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스마트팜 다부처 패키지 혁신기술개발 사업’ 추진 계획을 지난 6월 4일 발표했다. 오는 2022년부터 10년간 총 7,160억 원 규모로 농림부, 농진청, 과기정통부가 함께 미래 스마트팜 기술 개발에 나선다는 것이다. 한정된 농지에서 최대 생산성을 구현해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스마트팜. 농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국내 농업이 스마트팜에 거는 기대는 무엇이고, 관련 산업의 현황은 어떤지 융복합농기계그룹의 양승환 수석연구원에게 들어봤다.


쑥쑥 성장하는 ‘똑똑한 농장’
전북지역본부 융복합농기계그룹 양승환 수석연구원


Q. 스마트팜이란 무엇인가?


식량부족, 고령화, 기후변화 등의 대안으로 등장한 개념이다. 현재 농업 현장에서는 온도, 양분 등 농작물 생육에 필요한 환경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온실자동제어 시스템’이 주로 활용된다. 하지만 스마트팜의 궁극적 방향은 작업자와 자동화 기계장치가 정보를 유기적으로 교환하면서 생산량과 품질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것이다. 시장을 예측해 그에 맞는 생산량과 품질을 관리하고, 이를 통해 농가가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도록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향후 10년 정도면 이러한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기존 농업과 비교해 스마트팜의 장점은 무엇인가?


스마트팜은 기존 농사 대비 동일 면적에서 더 높은 수확량을 거둘 수 있다. 작물이 필요로 하는 최적의 생육환경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병충해에 완벽하게 대응할 수 있고, 에너지를 절약하며, 최소 인력으로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국내에서는 주로 유리온실과 자동화비닐온실 정도를 스마트팜으로 여기지만 식물공장이나 자율주행 트랙터 등도 스마트팜의 범주에 속한다. 자율주행 트랙터만 해도 인력을 줄이고 계획에 따라 최소한으로 움직여 에너지를 절약하며, 비료나 농약을 최적량으로 살포하는 등 여러 장점이 있다. 자율주행 트랙터를 이용해 작업시간과 연료소모량을 35% 감소시켰다는 결과(Controlled Traffic Farming across Europe, 2015)가 이를 뒷받침한다. 스마트팜의 이러한 장점들은 농지 규모가 클수록 결과에서 더 큰 차이를 가져온다.



Q. 스마트팜의 세계 동향은 어떠하며, 선두주자는 어느 나라인가?


각국마다 농업 환경이 달라 스마트팜 발달 양상도 다르다. 미국은 광활한 농지에 농약과 비료를 대규모로 살포하는 방식이 발달한 반면, 호주와 뉴질랜드는 밭 농업 관련 분야가 발달했다. 특히 유리온실이나 비닐온실에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해 화훼, 토마토, 파프리카 등을 재배하는 네덜란드형 스마트팜은 전 세계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국내에서는 네덜란드 모델을 중심으로 그 외 다양한 선진기술들을 벤치마킹하고 우리 현실에 맞게 바꿔나가고 있다.



Q. 국내 스마트팜 도입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우수 적용 사례가 있는가?


영농 현장에서는 스마트팜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성공사례들이 적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시설원예 스마트팜 보급면적(누계)은 4,010ha로 2016년 1,912ha의 2배가 넘고, 생산성은 약 30% 증가했으며, 고용노동비는 8.6% 감소했다.


    

하지만 자동화 기기나 소프트웨어 업체들 중에서는 성공사례를 찾기 어렵다. 이들 업체는 주로 지역을 기반으로 운영 중인데, 센서와 CPU 등 핵심부품을 외국에서 수입해 완제품을 만들어 국내 시장에 판매한다. 업체가 지닌 기술수준도 높지 않지만, 자체 기술로 핵심부품을 만든다 해도 시장 규모가 워낙 작아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또 수출 길을 뚫기에는 종업원 수 15~20명의 영세한 규모라 한계가 있다.


정부 지원은 주로 영농 현장에 스마트팜을 보급해 농가 수익을 높이고 농업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되어 왔다. 최근 들어서는 농림부에서 스마트팜 수출사업단을 통해 관련 업체들의 기자재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Q. 출연(연)들이 융합연구를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들었는데?


생기원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과 함께 SFS(Smart Farm Solution)융합연구단에 참여하고 있다. 2015년 출범한 연구단은 오는 10월 종료를 앞두고 있으며, 지난 6월 4일에는 기술박람회를 개최해 그간의 개발 기술을 설명하는 자리도 가졌다.


SFS연구단은 스마트팜 온실을 위한 센서 및 환경 제어기술 고도화를 비롯해 노동력 절감, 에너지 비용 절감, 효율적인 정보 관리를 위한 기술과 이를 제공하는 통합 솔루션 개발을 위해 출범했다. 이 가운데 생기원은 농업 현장에 적합한 스마트팜의 각종 데이터를 IoT 기반으로 자동 획득하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을 통해 작업자의 작업시간, 작업량, 작업위치, 온도, 습도, 광량, CO₂농도, 토양수분량, 양액의 EC, pH 등을 실시간으로 안정적이고 정확하게 획득할 수 있다. 농장의 인력관리와 작업계획 수립, 조기방제, 생산량 관리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노동력 절감 및 작업효율 향상을 위해 국내 중·대형 온실 규모에 적합한 IoT 기반 작업 정보 실시간 관리 기술과 이송 로봇을 개발 중이다.



Q. 국내 스마트팜의 발전 방향과 과제는 무엇인가?


국내 스마트팜 관련 업체들은 매우 영세한데다 농민들은 이미 충분한 검증을 마친 외산 장비만을 신뢰해 업체들 입장에서는 여러 모로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국내 업체가 자체 기술로 제품을 만들고 돈을 벌어야 국내 스마트팜 산업 생태계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 때문에 최근 농림부, 농진청, 과기정통부가 미래 스마트팜 기술 개발을 위해 스마트팜 표준화·사업화, 고도화 핵심기술 개발 등에 나선다는 것은 굉장히 고무적이다. 국내 스마트팜 발전은 산·학·연·관이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