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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 안전 위협 ‘맨홀’ 조절 신기술, 생기원 도움으로 조달청 우수제품 인증
2020.03.17




▲디케이금속의 높이조절 밸브실은 생기원의 도움으로 조달청 우수제품 인증을 받았다. 곽시영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디지털제조공정그룹 박사(오른쪽), 이선동 디케이금속 대표(왼쪽)ⓒ한국생산기술연구원



운전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도로 위를 달리다가 주변보다 푹 꺼져있거나 반대로 튀어나온 맨홀 뚜껑에 놀라 운전대를 급히 꺾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맨홀 주변 도로가 지나다니는 차량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변형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타이어 파손을 일으키거나 심할 경우 차량 전복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부산에 있는 중소기업인 ‘디케이금속’은 지난 2010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맨홀 뚜껑의 높낮이를 마음대로 조절해 도로 높이에 맞추는 기술을 개발했다. 하지만 기술의 안전성을 검증할 기술이 없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도로에 사용되는 기술로 도입되려면 안전성을 입증할 인증이 필요했다. 이선동 디케이금속 대표는 같은 해 구조해석과 성능검증을 연구하고 있던 곽시영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디지털제조공정그룹 박사를 소개받아 기술검증에 나섰다. 검증을 통한 개선으로 안전성이 확보하였고 디케이금속은 조달청 우수제품 인증을 받아 시장을 선점하는 데 성공했다.


신기술에 대한 체계적인 검증으로 안정성 확보


평평한 맨홀의 아래는 상하수도부터 전기와 통신, 가스 설비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생활과 관련된 모든 밸브들이 맨홀 아래에 있다. 이런 밸브는 '밸브실'이라는 공간 안에 설치한다. 흙이나 물로부터 보호하면서 사람이 들어가서 밸브를 고치거나 조정하는 공간이다. 맨홀 뚜껑을 열면 이곳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나온다. 과거 밸브실은 콘크리트로 제작했었지만 내구성 문제로 최근에는 상자나 원통 형태의 철재 구조 밸브실을 묻고 관을 연결하는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이 대표가 맨홀 뚜껑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디케이금속은 철재 밸브실과 연결된 맨홀 뚜껑 지지대에 높낮이를 조절하는 ‘높이조절장치’를 추가해 새롭게 시장에 뛰어들었다. 맨홀 뚜껑을 떠받치는 철재 구조물의 길이를 나사로 조절해 뚜껑을 도로 높이와 맞추는 장치이다. 작업자 한 명이 맨홀에 연결된 나사를 돌리는 것만으로 높이를 편리하게 조절 할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만큼 안정성 확보에도 신경썼다. 


먼저, 높이조절장치의 볼트 체결부 성능검증을 위하여 KS파괴시험(탄소성해석)과 사용하중에 의한 일반설계해석(탄성해석)을 진행했다. 체결부가 KS6041 기준 40t의 하중을 견뎌야지만 실제 도로에서도 안전성을 확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곽 박사는 안전성을 더하기 위해 기준 하중보다 5t 높은 45t으로 하중을 설정하고 구조해석을 실시하였다. 


이 때문에 밸브실에 대한 구조해석도 빼놓을 수 없었다. 기존 콘크리트 맨홀과 달리 디케이금속의 밸브실은 맨홀과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화물차가 지나갈 때 받는 하중이 밸브실을 타고 퍼져나가도록 해석 모델을 만들어야 했다. 맨홀과 분리된 콘크리트 밸브실은 도로 및 차량 하중만 적용되지만 일체형인 밸브실은 다양한 하중에 대한 분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곽 박사는 맨홀 위를 바퀴가 굴러갈 때 발생하는 복잡한 하중을 모델링하고 도로설계 기준을 기초로 한 범용구조해석을 진행했다. 


곽 박사는 기술만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작비 절감에도 큰 도움을 줬다. 하나의 설계 규격에 맞춰 설계하게 되면 이후에 타 규격에 맞추기 위해 설계 변경을 진행해야 한다. 이때마다 기업의 제작비 부담이 상승하게 된다. 불필요한 구조변경을 줄이기 위해 곽 박사는 도로교 설계기준 DB24와 ASME(미국기계기술자협회)인증 두 가지 규격에 맞춰 최적화 된 구조 변경으로 제작비용 절감에 기여했다.


▲곽 박사가 밸브실 시스템의 검증 과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조달청 우수제품 인증...매출 급성장


안전성이 검증 된 후에는 정부 인증에도 도전했다. 밸브실 구매처는 대부분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이다. 이들은 조달청의 입찰 시스템인 나라장터를 거쳐 제품을 구매하는데 조달청이 기술력을 인증한 ‘우수제품’을 우선해서 구입한다. 우수제품으로 등록하려면 중소기업벤처부의 성능인증을 받은 후 심사위원들의 까다로운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심사위원들에게 객관적인 수치로 안전성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이 과정에서도 곽 박사의 구조보고서는 큰 역할을 했다. 맨홀이 견딜 수 있는 하중과 안전성을 계산한 수치를 심사위원들에게 제시해 심사위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3년에 걸친 곽 박사의 도움 끝에 디케이금속은 2013년 밸브실 시스템을 우수제품으로 등록하는 데 성공했다. 기업의 성장세도 가팔라졌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10억 원대의 매출을 냈던 디케이금속은 2014년 29억 원, 2018년 8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초기 밸브실 시장을 점령하며 한때는 7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도 100개 이상의 지자체에 밸브실을 공급하며 43%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 대표는 “생기원에서 구조검사를 완벽하게 받은 점이 제품 판매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시장에 없던 새로운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맨홀이 항상 평평한 도로에만 설치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맨홀의 높이뿐 아니라 경사까지 조절하는 기술을 밸브실 시스템에 추가했다. 이 대표는 “기존 밸브실은 맨홀을 경사진 도로에 설치하기 어려워 어느 방향으로도 경사를 만드는 것이 가능한 기술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이 기술 또한 곽 박사의 검증을 거쳐 지난해 11월 조달우수제품으로 등록됐다.




▲곽 박사와 이 대표가 새롭게 개발중인 내진설계 밸브를 들어 보이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곽 박사가 2010년부터 디케이금속에 대해 검증해 준 특허는 19개에 이른다. 곽 박사는 “매번 이 대표를 만날 때마다 제품의 범위가 넓어지고 보다 업그레이드 된 기술을 의로해 와 검증하는 걸 따라가기가 벅찰 정도”라며 “신제품 검증을 도울 때마다 새로운 검증 방법을 찾아내며 우리의 기술력도 늘어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디케이금속은 최근 수도나 가스 등에 사용되는 내진설계가 적용된 밸브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경주지진과 포항지진을 겪은 이후 배관이나 밸브에도 내진성에 대한 요구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밸브 이음관을 360도 회전할 수 있는 원형으로 개조해 수직으로 흔들릴 때뿐 아니라 수평으로 흔들릴 때도 움직임을 견뎌낼 수 있는 밸브를 개발했다. 이 대표는 “내진 설계 밸브도 생기원이 개발을 함께 할 연구기관과 시험기관을 소개해 주고 기술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 등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