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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반 공정 최적화 연구로 금형 주조 불량률 절반 줄였다
2020.06.16


▲황호영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뿌리기술연구소 공정지능연구부문 박사(오른쪽)와 오경택 동양다이캐스팅 대표가 인천 남동공단 소재 동양다이캐스팅 생산라인에서 다이캐스팅 부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인천의 국가산업단지인 남동공단에 자리한 동양다이캐스팅은 알루미늄과 아연 등 금속소재를 이용해 가전과 자동차 부품 금형을 제작하는 전문 중소기업이다. 오경택 동양다이캐스팅 대표는 지난 1987년 이 회사를 설립한 이후 30년 넘게 고압 다이캐스팅(금속을 녹여 금속 거푸집에 넣는 정밀 주조 기술) 분야 ‘한우물’을 파왔다. 



고압 다이캐스팅은 첨단 가전제품과 자동차 부품 제조에 없어서는 안 될 생산 공정이다. 흔히 보는 가스오븐레인지에서 불꽃이 나오는 버너 헤드도 금속을 녹인(용융) 용탕을 금속 거푸집에 부어 주조하는 다이캐스팅 공법으로 만든다. 동양다이캐스팅의 제품 중 상당수가 국내외 대기업에 납품된다. 



기업의 가장 큰 고민은 다이캐스팅 부품의 불량률을 줄이는 것이다. 주조할 때 내부 기포가 생기는 문제는 불량이 발생하는 대표적 원인이다. 금속을 용해하는 과정이나 주조하는 과정에서 가스가 발생하거나 용탕 내로 혼입되어 제품 내부에 잔류하여 응고되면 내구성에 문제가 생긴다. 제품마다 다르지만 불량률은 3~5%에 이른다. 제품 100개를 생산하면 3~5개는 불량이 생기는 셈이다. 수치로만 따지면 적어보이지만 월 생산량을 10만개로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오 대표가 생기원의 문을 직접 두드렸고 뿌리기술연구소 공정지능연구부문 황호영 박사를 만났다. 황 박사와 오 대표는 2018년 동양다이캐스팅이 생산하는 단일 품목 중 생산량이 가장 많았던 ‘ECU 케이스’라는 부품의 불량률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이 부품은 자동차 전장의 ‘브레인’에 해당하는 ECU(Electronic Control Unit·전자제어장치)에 들어간다. 마치 다리가 4개 달린 탁자를 뒤집어 놓은 듯한 형상의 이 부품에 자동차의 엔진과 변속기, 잠김방지브레이크(ABS) 등을 컴퓨터로 제어하는 전자기판이 부착된다.

 



동양다이캐스팅이 생산하는 금형 주조 부품 중 생산량이 가장 많은 ‘ECU 케이스’. 자동차 ECU의 기판이 부착되는 중요한 부품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ECU 케이스는 자동차의 안전과도 직결되는 ECU를 설치하는 중요한 부품이라 한 치의 오차도 발생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불량품이 나오면 납품할 수 없다. 동양다이캐스팅은 황 박사의 도움으로 3% 이상 발생하던 불량률을 절반 수준인 1.5%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월 약 10만개 생산했을 경우 3,000개에 달했던 불량품이 1,500개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제품 납품가격이 4,000원이라고 생각했을 때 월 600만원, 연간 7,200만원의 생산비용을 절감하는 셈이다. 



기포·수축·미성형 3대 불량 현상... 완제품 단계에서야 알게 돼



주조는 쇳물인 용탕이 금형 거푸집에 흘러들어가는 경로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품질이 달라진다. 제품의 어느 부분으로 용탕을 넣어줄지, 내부에서 생기는 가스가 어느 부분으로 배출될 수 있도록 설계하느냐가 핵심이다. 이를 주조방안이라고 한다. 



다이캐스팅 공정에서 불량을 만드는 가장 큰 현상은 기포다. 주조방안이 잘못 설계되면 거푸집에 흘러들어간 용탕에 가스가 남아서 응고되면 제품 내부에 기포로 존재한다. 금속에 열을 가해 녹이면 깨끗한 용탕이 생길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금속의 유동성을 좋게 하려고 용탕 온도를 높일수록 공기 중 수소나 질소 같은 가스들이 용탕에 혼입된다. 또 금형 거푸집에서 제품을 잘 분리시키기 위해 뿌리는 이형제가 충분히 건조되지 않은 상태에서 용탕이 거푸집에 들어갔을 때도 기포가 발생한다. 이형제란 주형에서 제품이 잘 분리되도록 금형 내부에 분사해 주는 액체이다. 이형제에는 수분이 포함돼 있는데 금속 거푸집 표면에 이형제 분사 후 공기 취입(에어 블로잉)으로도 제거되지 않은 수분이 잔류하다가 용탕과 만나면 수소와 산소로 분리돼 용탕으로 섞여 들어가는 것이다. 



수축 불량과 미성형 불량도 다이캐스팅 공정에서는 빼놓을 수 없다. 거푸집에 들어간 금속 용탕은 응고하면서 수축한다. 대부분의 금속은 액체에서 고체로 응고되면서 수축한다. 이 때 두꺼운 부분에서 가장 늦게 응고가 되면서 빈 공간인 공동이 생기는데, 제품 내부에 외부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운 빈 공간이 생기는 수축 불량이다. 가공이 되거나 주요부위에서 수축결함이 발생되지 않도록 냉각라인을 추가하거나 주조방안을 설계하는 게 관건이다. 용탕이 거푸집에 흘러들어가는 과정에서 온도가 너무 내려가면 유동성이 떨어지고 거푸집을 완전히 채우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이를 미성형 불량이라고 한다. 



▲황호영 박사가 금형 주조방안 설계와 불량품이 생기는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문제는 기포 불량이나 수축 불량의 경우 다이캐스팅 직후에 바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제품이 완성된 뒤 검수 과정에서나 불량품을 파악할 수 있다. 그나마 미성형 불량은 육안으로도 바로 확인 가능하다. 황호영 박사는 “다이캐스팅 공정으로 제작한 부품은 연마하고 필요한 가공 공정을 거친 후 최종 품질 검사에서 불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생산하자마자 불량 여부를 알 수 있다면 불량 원인을 분석할 수 있는데 그게 안 되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시뮬레이션으로 최적의 공정 찾아 불량률 절반으로



ECU 케이스의 불량률을 줄이기 위한 본격적인 연구는 2018년 시작됐다. 오 대표와 황 박사는 ‘다이캐스팅 불량 감소를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하기로 했다. AI 기반 공정조건 최적화 기술이다.



동양다이캐스팅은 먼저 제품을 생산하는 날마다 주조 공정 조건들을 컴퓨터 저장 장치에 기록했다. 제품 생산 현황을 기록하고 생산량 목표 달성 여부나 장비 조건 등을 통해 생산 공정 데이터를 얻었다. 하지만 불량품을 역추적해 어떤 조건에서 생산되었는지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서 어떤 조건에서 불량이 발생하는지 알기가 어려웠다. 이 조건을 파악해 개선하면 불량률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불량이 발생하는 공정 조건을 찾아내야 했다.



황 박사는 어떤 공정에서 어떤 불량이 나오는지 파악하기 위해 공정 조건별 군집분석, 일별 불량률 집계와 공정조건간의 상관관계 분석,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공정조건 최적화를 병행 수행했다. 



동양다이캐스팅 공장 장비에 센서를 추가로 장착하고 기존에 얻지 못했던 진동, 온도, 습도 기압 등 계절별로 달라지는 공정변수도 추가로 얻었다. 일정 범위 내에서 여러 가지 공정조건 값을 조합해 모든 경우가 반영된 주조공정 시뮬레이션을 수행하기 위해 '실험계획 입력 변환 엔진'도 만들었다. 불량에 관계된 주요 변수를 찾아내고 기포, 미성형, 수축 결함 예측은 물론 불량이 발생하지 않는 조건 판정이 가능하도록 개발했다.




황호영 박사(오른쪽)와 오경택 대표가 제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황 박사팀은 제품 제조 과정에서 나타난 다양한 공정 조건들을 다차원 공간에 점을 찍어 불량품이 적게 나오는 공정 조건을 도출하는 군집 분류 분석을 수행했다. 여러 번 시행착오 끝에 양품과 불량에 꼬리표를 달아 일일 불량률과 정해 놓은 장비 설정 값의 관계를 분석해 불량이 발생하는 조건들을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황 박사는 매일 집계한 불량률과 공정 조건이 미세하게 변하는 추이를 센서를 통해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공정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20가지를 기반으로 어떤 변수가 어떤 불량과 상관관계가 큰 지 알아냈다.



황 박사와 동양다이캐스팅은 이런 과정을 거쳐 연평균 3% 이상의 불량률을 1.5%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황 박사는 “금형 주조방안 개선, 다이캐스팅 장비에 입력하는 설정 값을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용탕을 언제 빠르게 주입하는지 등 제품을 만드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장비 설정 값을 개선해 불량률을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려면 생기원과 힘을 합치는 게 필요하다”며 “생기원은 기업이 풀기 어려운 분야를 도와주고 있는데 많은 중견․중소기업들이 생기원의 문을 두드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