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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연구원으로 책임감 있게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해요”
2020.11.04

“학생연구원으로 책임감 있게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해요”
[인터뷰] UST-KITECH School 배지훈 주임교수(로봇공학 전공)



배지훈 주임교수가 양팔 로봇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최근 스마트공장에서 사용하는 산업용 협동 로봇은 주로 팩인홀 작업(Peg-in-Hole, 로봇팔이 설정된 경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기계 부품 속에 다른 부품을 끼워 넣는 작업)에 많이 쓰인다. 부품 간 오차는 공정에 심각한 차질을 줄 수 있어서 사람 손처럼 정교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로봇손 조작 기술이 관건이다.


융합기술연구소 로봇응용연구부문 배지훈 주임교수는 인간형 로봇손을 가진 양팔 로봇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데 이어 최근 3~4마디 관절을 가진 세 손가락 로봇손을 제작해 화제가 됐다.

이 로봇손을 상용 로봇팔에 부착한 협동 로봇은 손가락 2개로 물체를 잡고 나머지 손가락이 조립 위치로 끌고 가 기울이고 누르면서 흔드는데, 이 때 부품이 들어갈 구멍 방향으로 미끄러지면서 밀려들어가는 물리적 원리를 이용한다. 로봇에는 작업 위치와 상황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상태천이 알고리즘'이 있어 오차가 있어도 자체 보정할 수 있다. 협동 로봇은 부품 간 이격이 0.1㎜ 정도에 불과한 팩인홀 작업을 3초 이내에 수행할 수 있다.


UST-KITECH School에서는 이같은 최첨단 로봇손을 개발한 배지훈 주임교수의 지도아래 로봇공학을 배워 볼 수 있는 전공이 있다. 아래는 배교수와 만나 이야기 나눈 일문일답.



학생연구원들과 함께 양팔 로봇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배지훈 교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Q. 로봇공학 전공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로봇공학이라는 학문은 국내에서는 2013년에 한양대에 처음 개설이 되었을 정도로 비교적 최근에 생긴 학문입니다. 전공을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계공학, 전기전자공학, 컴퓨터공학, 물리학, 수학 등이 모두 들어있는 융·복합의 그야말로 다학제적 학문입니다.


따라서 학부의 전공에 따라 로봇에 접근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기계공학을 전공한 사람들은 이론적으로 증명한 후 로봇을 만들기 시작하죠. 반대로 전기전자공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로봇을 먼저 만드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때문에 간단해 보이는 로봇이라도 기계, 전기전자, 통신, 제어 등 다양한 분야의 로봇 전문가들이 함께 해야 만들 수 있습니다.

사실 영화나 만화를 통해 로봇을 먼저 접한 일반인들의 기대치가 무척 높은데 비해 실제 로봇 기술은 그에 미치지 못합니다. 영화 속 로봇을 구현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현실 속 로봇은 로봇청소기, 자동차 공장에서 용접·조립을 하는 로봇 등으로 극히 일부입니다. 그만큼 앞으로 해야 할 것도, 연구할 것도 많은 학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현재 어떤 것을 연구하고 계시나요?

“20년 째 조작로봇을 연구해왔고 세계 최초로 팔이 아닌 손가락을 이용해 물건을 조작·조립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보통 인간이 손을 움직일 때는 뇌의 절반을 사용한다고 하는데, 그만큼 로봇 손을 이용해 물건을 조작하는 것 역시 어려운 기술입니다.


로봇 개발이나 연구에 있어서도 트렌드가 있는데 2015년에 개최된 DARPA Robot Challenge에서는 걸어다니는 로봇, 움직이는 로봇 기술이 주를 이뤘습니다. 그 때 제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로봇이 걸어다니기만 하면 뭐하나, 걸어가서 아무 것도 못하는데’였거든요. 로봇이 사람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면, 손을 가지고 무언가를 옮기거나 조립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손을 잘 제어할 수 있다면 다른 로봇은 조금 더 쉽게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그런 생각에 기반해 로봇이 손가락을 이용해 물건을 잡고 만지도록 하는 걸 성공했습니다.

이제는 제 연구의 목표는 물체를 잡고 난 다음의 행위입니다. 잡은 후 물건을 끼워 넣는다든지 조립한다든지 하는 걸 연구하고 있어요. 또 로봇을 수단으로 해서 사람의 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 원리를 알고 그에 기반한 의수를 만드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배지훈 주임교수는 학생들을 공동 연구자로 생각하며 지도한다고 말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Q. 현재 UST 학생연구원들과 진행하고 있는 연구를 소개부탁드립니다.

“제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와 연계해 학생들 각자의 관심사와 특성에 맞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물체를 조립해서 끼워넣는 것을 집중해서 연구하는 학생연구원도 있고, 집어넣어야 하는 구멍의 위치를 어떻게 하면 빨리 찾을 것인가를 연구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또 다른 친구는 오른팔이 움직이는 것을 복사해서 왼팔과 똑같이 움직이게 하거나, 아니면 양팔이 서로 다르게 움직이도록 하는 것을 연구하기도 합니다. 같은 나무에서 다양한 가지로 뻗어나가는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Q. UST에서 지도했던 학생 중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을까요?

“2012년에 졸업한 박성우 학생이 제일 먼저 생각나는데, 엄밀히 말하면 제가 지도하는 학생은 아니었고 제 사수의 학생이었습니다. 사실상 그 학생과 함께 로봇손을 만들었습니다. 설계를 잘하는 친구였는데 로봇손을 만들어 함께 전시회도 나가고, 기술이전해서 많은 나라의 다양한 사람들이 그 로봇을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박성우 학생은 현재 UST 졸업 후 ‘메카티엔에스’라는 공장 자동화 회사를 창업하기도 했습니다.


김영진 학생도 기억에 남네요. 그 학생은 UST 졸업 후 2017년 테솔로(TESOLLO)란 벤처기업을 설립했습니다. 테솔로는 강의 환경 개선을 위한 모션 프리젠터를 시작으로 전완이 절단된 환자를 위한 로봇 의수 기술 개발 그리고 최근에는 학습관리 스마트폰인 누보 로제타를 개발했습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9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 30인-제조&에너지 산업 부문’에 선정된 인재이기도 합니다.


그 밖에 로봇 관련 연구소나 대기업에 취직한 친구들도 많이 있습니다. UST가 자기 주도적 연구가 가능하다는 특성상 졸업 후 창업을 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Q. UST만이 가진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우선 UST는 학위 과정이기도 하지만 ‘학생 연구원’으로 과제를 수행하다보니, 학생들의 책임감도 남다르고 연구나 학업의 완성도가 높은 편입니다. 그리고 생기원 내 연구원과의 교류는 물론 과제를 통해서 다른 학교 학생들과의 활발한 만남을 통한 자신만의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그 밖에도 연구를 수행하면서 학계나 기업들과의 인맥도 자연스럽게 생기게 됩니다. 이런 부분들은 졸업 후 진로를 선택할 때 큰 도움이 되는 편입니다.”



세 손가락 로봇손이 부품을 집어들어 구멍에 넣는 모습. ⓒ한국생산기술연구원
 
Q. 학생들을 지도하는 주임교수로서 목표를 알려주세요.

“저는 기본적으로 학생들을 저랑 같이 일하는 공동 연구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조금 일찍 태어나 먼저 공부한 것 뿐이지, 학생들이 졸업하고 나면 저와 같은 분야를 연구하는 연구자이자 경쟁자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마인드로 학생들이 질문하면 그냥 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닌 학생 스스로가 찾아보고, 고민해서 연구하게 하는 ‘선생님’이고 싶습니다. ‘나도 잘 모르니 같이 찾아봐서 공부하자’라고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는 선생님이요.


제가 입학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우리 연구실에 들어오면 전 세계에서 제일 앞선 기술을 바탕으로 어떤 로봇이라도 다 제어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겠다.’고 말하곤 합니다.(웃음) 그리고 저는 학자로서 앞으로도 손가락을 이용해 좀 더 정교한 동작이 가능한 로봇 개발에도 매진하겠습니다 .”


학생들을 공동 연구자로 생각한다는 배지훈 주임교수. 한때는 로봇 교과서에 나오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이제는 본인이 개발한 로봇을 실제로 사람들이 쓰는 걸 목표로 연구를 진행한다고 한다. 앞으로 배 주임교수가 UST 학생 연구원들과 ‘공동 연구자’로 어떤 놀라운 성과들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