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기술 동향
“사람에게 도움 주는 로봇 연구의 꿈, UST에서 이미 절반 이뤘습니다”
- UST-KITECH School 박사과정 김진석 학생연구원 (로봇공학 전공)
UST-KITECH School 박사과정 로봇공학전공 김진석 학생연구원.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안산 융합기술연구소에 위치한 UST-Kitech School에서 로봇공학전공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김진석 학생연구원(30)을 만났다. 모바일(Mobile, 이동형) 로봇의 원격제어와 자율 주행, 장애물 회피 등을 연구하며 본인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김진석 연구원과 UST 생활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제 꿈은 사람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로봇기술을 연구하는 사람입니다. 학생이지만 UST에서는 자율적으로 연구주제도 정하고, 연구에 직접 참여하다보니 이미 그 꿈을 절반은 이룬 것 같습니다. 일단 연구가 시작되면 제 아이디어가 점점 더해지면서 맞춤형 과제가 되는 것도 큰 보람입니다.”
UST 석사시절, 달 탐사 로버(Rover, 행성 표면을 주행하며 탐사하는 로봇)의 원격 관제 연구에 참여하면서 모바일 로봇을 전반적으로 이해하게 됐다. 인공지능 모바일 로봇 대회에 참가한 것도 이를 더욱 심화시킨 계기다.
김 연구원은 소속 팀에서 모바일 로봇의 원격 제어 기술과 자율작업 기술을 연구한다. 원격 제어 기술은 위험한 환경에서 사람을 대신해 작업을 수행하고, 가지 못하는 곳을 탐사하도록 로봇을 원격 조종을 통해 제어한다. 자율작업 기술은 물류센터의 물건 이송, 작업파트너의 역할 수행에 대해 로봇이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움직여 각 역할을 담당하게 한다. 최근에는 모바일 매니퓰레이터(Manipulator,로봇에 장착돼 사람의 손과 같이 움직이는 조작기)의 자율작업 기술, 그 중에서도 장애물 회피 기술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모바일 로봇 자율작업 기술과 장애물 회피 기술에 관심…
관련 논문도 준비 중
김진석 학생연구원이 모바일 로봇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모바일 로봇이 매니퓰레이터로 자율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장애물을 효과적으로 회피해야 한다. 작업 대상물과 장애물을 구별하는 게 핵심이다. 회피 과정에서 오류를 일으키는 구간이 정해져 있다는 점에 주목한 김 연구원은 회피 동작을 완성하기 위해 추가해야 할 ‘미세한 움직임’을 찾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가설은 이미 세웠고, 실험 횟수를 더해 가면서 규명하는 일만 남았다. 이 주제를 바탕으로 논문도 준비하고 있다.
석사 시절이던 2018년 8월과 11월에 열린 인공지능 서비스로봇 경진대회에서 금상과 대상을 수상한 김 연구원은 어릴 적부터 로봇 과학자를 꿈으로 정했다. 중학교 시절까지는 요리도 하나의 꿈이었지만, 요리사에서 과학자로 그 꿈을 변경하고 로봇 연구를 유일한 꿈으로 삼은 계기가 있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빨리 알아차렸다는 김 연구원.
“저는 프라모델(Plastic Model, 플라스틱의 부품들로 완성시키는 장난감)을 조립하는 것을 좋아했거든요. 사실 만드는 작업 자체보다 실제로 자동차, 로봇의 움직임에 훨씬 더 관심이 있었어요. 안 움직이면 몇 번씩 뜯어보고, 동작이 자연스럽지 않으면 다시 조립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요리도 어쩌면 식재료를 조합하고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비염이 심해지면서 요리는 자연스럽게 취미로 남게 되었죠,”
그러던 김 연구원이 로봇이라는 주제에 푹 빠지게 된 것은 대학 시절이다. 로봇 학술 소모임에서 활동하면서 ‘로봇은 사람을 대신하고 도와주는 기계’라는 생각을 확실하게 새겼다. 이 때 ‘어떻게’ 사람을 대신하고 도와줄 것인가를 연구하는 ‘박사’로 진로가 결정 됐다. 제대로 된 연구를 위해 로봇공학을 전공으로 정하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대학원 정보를 모았다.
그러던 중, 인터넷 커뮤니티 ‘대학원 입학준비위원회’(다음 카페)에서 우연히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융합기술연구소’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UST’라는 이름을 처음 접했다. 이름에 대한 인상이 강했던 데다, 나름 원대했던 대학원에 대한 기대도 채워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는 김 연구원.
연구장비 시설 무한 활용이 큰 매력…정부 연구 참여기회도 다양
김진석 학생연구원이 원격 제어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일단 첨단연구 장비와 시설을 마음껏 활용해 볼 수 있다는 점이 무척 매력적이었습니다. 정부연구 프로젝트 참여 기회도 UST만큼 다양한 곳은 없었어요, 현장과 밀착된 기술을 연구하고, 아주 상세한 주제로까지 발전시킬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을 때, ‘아, 여기구나!’ 감이 왔습니다.”
지금도 역시 UST 진학은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자부한다는 김 연구원은 담당 지도 교수인 양기훈 박사의 지도를 받아, 과제도 자신도 한층 더 성장했다고 말한다. 특히 양 박사는 김 연구원에게는 제어기술 벤치마킹의 모델이다. 양 박사는 생기원 융합기술연구소의 로봇그룹을 로봇 실용화의 산실로 이끌어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박사님은 주로 주도적으로 연구를 이끌어 갈 수 있게 큰 주제를 제시해 주시죠, 그 주제 안에서 제 세부 연구 계획이 나오는 겁니다. 놓치는 게 있을 때는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주세요. 가장 좋은 점은, ‘하고 싶은 거 다해’라고 말씀해 주시는 겁니다. 단 그게 로봇과 관련된 연구여야겠죠. 박사님 같은 스타일이 어쩌면 세심하게 통제하는 것보다 오히려 주제에 대한 책임감을 더 강하게 부여하는 것 같습니다.”
김 연구원은 박사과정 입학 전 석사과정도 안산 UST에서 마쳤다. 석‧박사 통합 과정 지원자가 아니었던 그는 학교의 연구 분위기에도 이끌렸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연구 주제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이곳이라고 생각해 박사과정으로 다시 이어 입학했다. 학과 사무실이 연구 주제에 관한 정보를 가장 잘 수집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 그는 학과 조교로 자원했다.
“저는 연구에 대한 갈증이 여전한 것 같아요. UST는 그 갈증을 잘 채워주는 곳이구요. 앞으로 점차 로봇기술이 발전하면 많은 역할을 할 겁니다. 저는 자율작업 기술을 장착한 로봇을 연구하는 데 집중하려고 해요. 로봇을 연구할 수 있는 곳이라면, 기업이든 연구기관이든 관계 없습니다. 그러나 가능하다면 정부출연 연구기관에서 들어가는 게 단기 목표입니다.”
“저부터 좋은 성과를 내서 UST의 인지도를 높이겠습니다.”
그는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UST-Kitech School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석사 입학 후, 통합 과정이 아닌데도 다시 박사를 지원할 정도로 UST는 장점이 많다는 게 김 연구원의 생각이다. 학교가 많이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는 김 연구원은 ”나부터 좋은 성과를 내서 UST의 인지도를 높여 보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진학이든 연구든, 정말로 시작이 절반인 것 같아요. 물론 저처럼 연구하려는 주제에 대한 관심은 있어야 되겠죠. 중요한 건 시작입니다. 시작해야만 보이는 뭔가가 있어요. 진학도, 연구도 시작해야 구체화됩니다. 내가 시작해서 구체화된 계획만 내 자산이 됩니다. UST에 오시면 그 시작이 조금은 부드러워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