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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침수사고, ‘초강력’ 펌프로 골든타임 확보한다.
2021.12.07

선박 침수사고, ‘초강력’ 펌프로 골든타임 확보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청정기술연구소 탄소중립산업기술연구부문 김진혁 수석연구원,
해양경찰청 스마트해양경찰추진단 현장장비개발팀 박희범 경감




(왼쪽부터) 생기원 김진혁 수석연구원, 스마트해양경찰추진단 윤건호 주무관, 박희범 경감


선박 침수는 소형 어선에서 발생하는 가장 대표적인 해양 사고다. 신고가 접수되면 해양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펌프로 물을 빼며 침몰을 막고 인명을 구조한다. 하지만 기존 펌프는 성능이 떨어져 골든타임 확보에 부족함이 많았다. 이에 해양경찰청으로부터 기술지원을 요청받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 김진혁 수석연구원이 초강력 펌프 개발에 나섰다.



해경 함정의 1순위 필수 장비, 배수펌프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매년 크고 작은 해양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선박이 바닷물에 침수되는 사례가 빈번하고 화재 사고도 종종 생긴다. 이때 가장 먼저 초동대응에 나서 더 큰 사고를 막아주는 해결사들이 바로 해양경찰(이하 ‘해경’)이다.


스마트해양경찰추진단 박희범 경감은 “먼 바다 한가운데서 사고가 나면 500t 이상의 중대형 함정이 출동하지만, 가까운 연안이나 항구에 정박한 선박 사고의 경우 100t 이하의 소형 함정이 기동성을 살려 급파됩니다. 그런데 이 함정에서 근무하는 대부분의 해경관계자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손꼽는 해상구난장비가 바로 ‘배수펌프’입니다”라고 말했다.



고성능 펌프의 소화수 분출거리를 테스트하고 있는 해경 관계자


배수펌프는 침수 선박 안으로 밀려들어오는 바닷물을 빠르게 배출하거나 소방호스와 연결해 화재 선박을 진화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장비다. 기동성이 우선시되는 소형 함정에서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가벼운 육상 양수기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해상용으로 쓰기에는 배수량이 적고 소화수 분출거리가 짧아 초동대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특히 25m 밖에 되지 않는 소화수 배출거리로 인해 화재 현장 가까이에 접근해야 해 상당한 위험도 따랐다. 이 같은 이유로, 가볍고 강력한 성능을 가진 배수펌프 도입은 해양경찰청의 오랜 숙원이었다.


생기원 김진혁 수석연구원은 “2020년 10월 해양경찰청 펌프장비 개선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스마트해양경찰추진단 현장장비개발팀 윤건호 주무관과 인연을 맺게 됐다”고 회상하면서, “제 연구 분야인 펌프, 송풍기, 수차 개발과 관련이 깊어 자문을 제공하게 된 것이 기술지원의 계기”라고 밝혔다.



국내 최고 ‘배수·소화 겸용 고성능 펌프’의 등장


이렇게 시작된 고성능 펌프 개발은 생기원과 해경 간 역할 분담과 협업을 통해 1년여에 걸쳐 진행됐다. 먼저 김진혁 수석연구원 연구팀은 성능개선의 핵심인 해수흡입장치와 회전체 설계 파트를 맡아 현장장비개발팀을 지원했다. 현장장비개발팀은 제공받은 설계를 토대로, 3D프린팅 시제품을 자체 제작하고 수차례 현장 테스트를 진행했다.


김진혁 수석연구원은 “펌프가 깨지거나 손상되는 등 문제점이 연이어 발생해 기술지원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개발팀과 고민을 나누며 6~7회 가량 테스트를 진행한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개선점을 찾게 되었고, 마침내 올해 11월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고성능 펌프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생기원과 해경의 협업으로 완성해낸 ‘고성능 배수펌프’


즉 착수 1년 만에 약 1,500만 원이라는 저예산을 들여 배수와 소화 양 측면에서 모두 우수한 ‘고성능 펌프’ 개발에 성공한 것. 이 펌프는 육상이나 선박에 있는 엔진의 회전력을 플렉시블 케이블로 해수흡입장치와 연결시킴으로써 선박 내부의 바닷물을 기존보다 강한 압력으로 빠르게 배출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배수량과 소화수 분출거리가 기대 이상으로 개선되어 해경으로부터 해상구난에 특화됐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박희범 경감은 생기원과 함께 했기에 해경 자체 개발품보다 더 우수한 성능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기존 펌프는 1분당 500L의 물을 배출해냈다면, 개발된 고성능 펌프는 1,500L의 물을 배출할 수 있습니다. 성능이 무려 3배나 향상된 것이지요. 뿐만 아니라 기존 소화수 분출거리도 50% 더 길어져 37m 떨어진 장거리에서도 수월하게 화재를 진압할 수 있습니다. 구조자와 해경 모두의 안전이 확보된 셈이죠.”



30m 이상 장거리 화재 진압 장면



해양사고로부터 국민 모두가 안전한 그날까지


생기원과 해경이 공동 개발한 고성능 펌프는 선박이 침수되거나 불이 났을 때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초강력’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추후 상용화되면 해난 구조뿐만 아니라 집중호우, 홍수 등 다양한 수해현장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김진혁 수석연구원은 “현재 배수량과 분출거리 2가지를 중점 개발했기에 펌프 중량이 약 15kg 정도입니다. 앞으로 현장 보급을 위해 흡입장치와 엔진 소형화 등을 추가 개발해 더욱 경량화하려 합니다. 아울러 기술이전을 희망하는 펌프 전문 파트너기업을 발굴해 사업화에도 힘쓸 계획입니다”라며 포부를 다졌다.



개발된 펌프 성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진혁 수석연구원(右)



한편 김진혁 수석연구원은 이번 개선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9월 해양경찰의 날에 국무총리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는 해경 현장장비개발팀의 아이디어와 생기원의 기술력이 합쳐져 받은 값진 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수석은 “이 펌프는 인명구조 시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배가 전복되지 않도록 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상을 주셨다는 것은 제 연구가 국민 안전과 직결된 부분에 도움을 드렸다는 의미인 만큼 큰 보람을 느낍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기술지원으로 시작된 생기원과 해경의 협력관계가 향후 더욱 가치 있는 후속연구로 이어지길 바라며, 보다 안전한 해상강국 대한민국 구현에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