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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 주도권 누가 가져갈까?
2018.01.29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 2018(Consumer Electronic Show 2018)의 인기 테마는 자동차였다. 한 번 충전에 150마일(약 240km)까지 주행할 수 있는 닛산자동차의 2세대 리프가 최고 혁신상을 받는 이변도 벌어졌다. 전기·전자 기업이 주역이던 CES의 이 같은 변화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회사들의 패권다툼과 무관하지 않다. 전기자동차 시장은 지금 주도권 경쟁중이다.





전기자동차의 현재, 그리고 미래 전망


연간 900만 대가 판매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은 현재 1%가 채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미국 190억 달러, 중국 210억 달러, 독일 520억 달러 등 자동차 선진국들은 전기차 개발에 막대한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근 열린 2018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참가한 자동차 업체의 경영자들은 이 거대한 투자금액의 상당부분을 중국에 할애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중국 정부가 2019년부터 의무적 전기차 생산 쿼터를 적용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전기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새해 들어 더욱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전기자동차의 시장 현황과 풀어야할 숙제는 무엇일까? 그 현주소를 동력부품소재그룹 차현록 수석연구원에게 들어봤다.




[인터뷰]
전기자동차 전망 밝지만 넘어야 할 산 많다
차현록 동력부품소재그룹 수석연구원



Q. 중국이 전기차 분야의 강자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미국 테슬라도 확장세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현황은 어떤가?


​시장 규모와 투자에서 중국·미국이 전기차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 보급률은 현재 인구 1,000명당 141대 꼴로 낮은 수준이지만, 생활수준 향상과 함께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은 정부 주도로 전기차 시장을 확대하고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환경문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연기관차로 글로벌 기업들을 쫓기에는 기술 공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일본 도요타가 주도하는 전기차 핵심기술 개발에 스즈키, 스바루, 히노 등이 합류한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이는 중국시장 대응을 위해서다.


전 세계적으로는 2030년까지 전기차가 자동차시장의 10%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미국·유럽 등은 환경규제를 강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전기차 확대는 불가피해 보인다. 미래 자동차시장의 리더가 되기 위해 앞서가는 그룹은 그들대로, 뒤에서 쫓는 그룹은 또 그들대로 전기차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다.

Q. 국내 전기차 시장 및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전기차 시장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2016년 1분기 193대였던 것이 2017년 1분기 1,729대로 9배나 증가했다. 이제는 ‘전기차도 탈 만하구나’라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 기술면에서는 배터리를 중심으로 부품제조 기술 수준은 인정할 만하지만, 완성차 기술 수준이 미미하다. 기존에 내연기관차 제작을 위해 투자해놓은 것들이 많아 당장 전기차로의 전환은 쉽지 않아 보인다. 고무적인 것은 2016년 독일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전기차가 기아자동차 ‘쏘울’이라는 것이다. 가격경쟁력 때문이었지만, 우리 기술력도 믿을 만하다는 방증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CES 2018에서 기아 전기차 니로와 현대의 ‘넥쏘’는 CES 유력 언론사들이 뽑는 ‘에디터 초이스’상을 각각 수상하기도 했다.



Q. 전기자동차 시장 확대를 위해 개선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


국내에는 특히 아파트 거주 인구가 많은데, 아파트는 전기차 충전이 어려운 환경이라 충전소가 곳곳에 많이 설치돼야 한다. 다만 전기차 항속거리가 길어지면 충전 인프라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다. 어떻게 하면 비용 상승 없이 충분한 항속거리를 유지하느냐가 핵심인데, 결국 배터리에 답이 있다. 지금도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차량 화재로 큰 이슈가 됐던 배터리 안정성 문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Q. 전기차가 가져올 사회·경제·기술적 변화와 문제점에는 어떤 것이 있나?


매연이 없어져 쾌적한 환경이 될 것이고, 자동차 소음도 줄어들 것이다. 반면 자동차가 너무 조용해 보행자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이에 일본에서는 20km/h까지는 반드시 소리를 발생하도록 법으로 제정해 놓고 있다. 산업적으로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생길 수 있다. 밤에 전기를 모았다가 파는 것이 한 예다. 블랙아웃 사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스마트 그리드 연구도 중요하다. 원재료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이나 코발트 등의 희소자원은 일부 국가에서만 보유하고 있는데, 어린아이들에게 채굴을 시키는 등 비윤리적인 행태와 환경적인 문제 등이 나타나고 있다. 풀어야할 과제들이 많다.

Q. 이전까지는 전기차의 효율에 연구 초점이 맞춰졌다면, 앞으로는 여러 가지를 고려한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그렇다. 앞선 문제점들을 해결하면서도 사용자의 편리성까지 높인 전기차 연구가 필요하다. 현재 전기차 연구의 큰 트렌드는 자율주행화와 가변화다. 먼저, 자율주행은 사실상 전기차 발전과 맞물려 함께 갈 수 밖에 없는 자동차 산업 변화의 큰 축이다. 이를 위한 부품, 요소기술 등 연구가 상당부분 진행되고 있다. 가변화 기술은 낯설 수도 있는데, 도요타가 최근 CES 2018에서 발표한 개방형 자율주행차 플랫폼 ‘e-팔레트(Palette)’가 대표적이다. 전기차 플랫폼 하나를 이동형 점포, 상품 배송 등 여러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다. 나 역시 비슷한 개념의 연구를 2017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는데,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면 전기차 시장 확대를 가로막는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Q. EMS(Energy Management System) 플랫폼을 선보인 2013년부터 최근 5년 간 특허기술만 20건이 넘고 그 중 상당수가 전기차 관련 기술이다.


각종 전자기기의 모터 연구로 시작해 자동차용 모터, 차량 플랫폼, 플랫폼의 ECU(Electronic Control Unit) 등의 연구를 이어왔고, 2010년부터 전기자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점점 자율주행 쪽으로 분야를 넓히고 있다. 전기차 연구를 하면서 광주시에 위치한 기업들과 공동 연구 개발이나 기술이전도 많이 했다. E-4WD 기술을 적용한 SUEV(Special Utility Elctronic Vehicle), 도심형 2인승 초소형 미니 전기차를 위한 E-4WD 장착 파워트레일러, ICT와 연동한 1인승 스마트 모빌리티 플랫폼 등이 대표적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던 지역업체가 전기차 시장 가능성을 알고 비즈니스 활로를 모색해 희망을 찾는 데서 큰 보람을 갖고 있다.



Q. 세바스찬 스런은 ‘머지않아 IT기업이 자동차 산업 피라미드 정점에 군림한다’고 말했고, 이를 증명하듯 애플, 파나소닉 등이 전기차 시장에 등장했다. 전기차 시장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앞서도 언급했듯 전기차와 자율주행은 함께 가기 때문에 하드웨어 기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중요한 건 콘텐츠다. 만약 구글이 지닌 방대한 데이터를 자율주행에 활용한다면 자동차 회사가 생각하는 자율주행과 경쟁이 안 될 것이다. 물론 ‘자동차는 자동차다’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작은 의미에서는 그 말에 동의하지만 큰 그림으로 봤을 땐 콘텐츠를 가진 기업이 앞서 갈 수밖에 없다. 우리 정부도 전기차 국내 생산 규모를 3만 대에서 올해 6만 대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국내 주요 완성차 기업들 역시 자율주행·친환경차를 미래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데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결국 IT기업과의 협업은 대세이자 필수가 될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