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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와 진짜의 만남, VR
2018.05.11


​4월 27일 킨텍스 프레스센터에서는 5G 기반의 360° VR영상으로 판문점 ‘자유의 집’을 생중계해 이목을 끌었다. VR은 8K 수준의 영상 품질을 제공하는 ‘다중 해상도 뷰포트(Viewport)’ 기능을 적용했다. 사용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의 화질을 집중적으로 높이는 방식으로 현장감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직접가지 않고도 현장에 있는 듯 생생한 감각을 경험하게 만드는 VR의 세계가 열리고 있다.




진화하는 VR 그리고 미래

VR(가상현실)이 일으키는 변화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7월 구글은 산업용 구글글래스를 출시했다. 카메라, 마이크, 통신 모듈이 내장된 안경을 쓰면 작업자에게 데이터가 제공되어 생산성과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다. VR이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넘어 산업에 적용되고 있는 것.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트랙티카에 따르면 산업용 VR시장은 2016년 5억 9,230만 달러에서 2021년 92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산업 교육에 VR이 사용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VR안전체험관을 만들어 임직원 안전교육에 활용하고 있고, 폴리텍대학은 용접 훈련 시뮬레이터를 학생 실습에 적용 중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생생한 체험을 제공하는 VR이 우리 곁으로 바짝 다가왔다. VR의 현재와 미래를 알아보기 위해 문화기술그룹 권오흥 수석연구원을 만났다.


VR기술, 대중화될까?
융합생산기술연구소 문화기술그룹 권오흥 수석연구원


Q. VR의 개념부터 확인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말 그대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이지만 ‘현실’처럼 느끼게 만드는 환경 혹은 이를 가능케 하는 기술을 뜻한다. 보통 HMD(Head Mounted Display)로 불리는 디스플레이 장치 착용으로 구현되는 기술을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이라고 한다.


Q. AR, MR, XR과는 어떻게 다른가?

실제와 허구가 혼합된 환경을 제공하는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은 우리에게 ‘포켓몬고’라는 게임으로 익숙하다. 별도의 장치를 착용하지 않고 휴대폰에 간단한 앱을 설치해 현실세계에 가상의 이미지가 겹쳐 보이게 만드는 기술이다. 혼합현실(MR, Mixed Reality)은 VR과 AR의 장점을 결합한 기술인데, 가상과 현실 세계의 정보를 융합해 개체 간 실시간으로 상호작용 환경을 제공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장현실(XR, Extended Reality)이라는 용어를 쓰기도 한다. 이런 개념들이 이론적으로는 VR과 따로 설명되고 있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VR과 융복합을 거치고 있기 때문에 이들 간의 영역 구분이 점점 무의미해지고 있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이 모두를 VR로 인식한다.


 Q.VR 활용도가 가장 높은 분야는 단연 엔터테인먼트 분야인 것 같다.

90년대 소닉과 버추어캅으로 시대를 풍미한 비디오게임 제작사 세가(SEGA)는 VR테마파크 산업에 뛰어들었고, 글로벌 VR플랫폼 VRT월드는 170억 원 상당의 ICO(Initial Coin Offering, 가상화폐공개)에 나서기도 했다. 영상 전용 콘텐츠들뿐 아니라, 온라인 게임 역시 VR콘텐츠로의 확장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VR체험존을 넘어 도심형 테마파크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게임과 교육을 중심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2025년 전체 시장의 50%가 넘는 189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Q. VR을 활용할 수 있는 산업 분야는 무엇이 있나? 

앞으로 제조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VR로 제품을 설계하거나 모형을 만들어 시뮬레이션할 경우 제작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의료 분야에서는 수술 부위를 가상으로 확인하고 연습함으로써 수술 성공도를 높이는 기술이 개발돼 한창 업그레이드 중이다. 교육훈련 분야에서도 지진에 대비하기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게임이나 테마파크 같은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특히 VR기술이 집중적으로 적용돼 현재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Q. VR시장의 세계 동향은 어떤가?

세계 VR시장 규모는 2016년 50억 달러에서 2020년 1,500억 달러로 30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스마트폰 산업과 유사하게 VR산업도 디바이스(하드웨어)가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페이스북에 인수된 오큘러스가 디바이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후발주자로는 HTC의 VIVE, 삼성의 기어VR, 마이크로소프트의  Hololens 등이 치열하게 생존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콘텐츠 시장도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2020년 무럽에는 규모 면에서 디바이스 시장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Q. 선두주자는 어디인가?


현재 ‘거대 기술기업’이라 불리는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애플 등이 시장 선점을 위해 애쓰고 있다. 여러 업체가 뛰어들면서 점차 기기 성능이 개선되고 생태계가 커져 다양한 콘텐츠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영상·게임 분야 등에서는 VR Studios, Epic Games, Felix&Paul 등 스타트업 기업의 진출이 활발하며, 게임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세가, 소니 등도 진출했다.



Q. 국내에서도 정부 주도의 대규모 VR 투자가 진행 중이다.

VR은 대표적인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디바이스) 생태계형 산업으로, 기업이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 특정 사업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아 포괄기술 영역도 광범위하고, 시장 내 고객의 다양한 수요가 존재한다. 정부는 2016년에 VR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1,800억 원 규모을 지원하고 있다. 연구 개발 및 기업 지원을 통해 성장 여건을 마련하는 중인데, 특히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우선 지원하고 있다. VR산업 생태계가 균형적으로 발전하려면 기술 개발에 오랜 시간이 필요한 디바이스 분야에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가 균형적으로 발전된 생태계가 조기에 구축되고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이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Q. 생기원에서는 어떤 연구를 하고 있나?


문화기술그룹에서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연구는 ‘가상공간 이동 체험 플랫폼 기술’이다. 이는 4D 시뮬레이션, 테마파크, 게임, 영화, 엔터테인먼트, 비행 훈련, 특수장비, 전문가 양성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가상현실 속에서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하고, 앞에 보이는 사물을 만지면 실제 닿은 것처럼 촉감이 느껴지도록 햅틱기술을 적용해 생생한 체험이 가능하다. 또한 달 체험 플랫폼을 개발해 현재 대기업과 기술 이전을 협의 중이며, 압력(진동·힘)이 실제처럼 전달되는 웨어러블 VR수트를 만들어 최근 특허를 내기도 했다. 이 수트를 게임에 적용한다면 실제로 전투하는 듯한 체험이 가능해질 것이다. 가상으로 번지점프를 체험할 수 있는 플랫폼도 제작해 테스트를 앞두고 있는 상태다.




Q. VR이 대중화될 것으로 예상하나?


VR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시장 전망은 밝지만, 현재 상용화되어 있는 VR 체험 콘텐츠의 기술 수준은 그리 높지 않다. 사용자를 즐겁게 해 재방문(재사용)을 유도하는 게  핵심인 것인데, 수익성이 높지 않아서 지속적인 업데이트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VR기술 개발과 투자는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골프존이 스크린골프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시장이 확 열리는 계기가 만들어지면 앞으로 20년 정도는 VR 전성시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완벽하고 놀라운 기술이라도 이용이 불편하고 실용성이 떨어진다면 시장을 넓히기 어려우므로, 실용적인 디바이스기술 개발도 동시에 진행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