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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성과 사례

영아용 에어백, 2.5㎝의 공간으로 생명을 살린다
2020.04.17


▲최 박사가 영아용 에어백 개발 동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영아 돌연사는 12개월 미만의 건강했던 영아가 수면 중 갑작스럽게 사망할 경우를 뜻한다. 1~12개월 영아의 주된 사망 원인으로 꼽히며, 해마다 미국에서는 2,300여명이 넘는 영아들이 잠을 자다 숨진다. 스페인에서는 900명의 영아가, 한국에서도 매년 100명 안팎의 아기들이 수면 중 질식으로 세상을 떠나고 있다. 영아 돌연사의 원인 중 약 69%가 목을 가누기 힘든 영아가 잠을 자다 엎드렸을 때 기도가 막혀 질식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달 8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융합기술연구소에서 만난 최성환 공정플랫폼연구부문 박사는 “올해 2월에도 전주에서 생후 25일된 영아가 엎드려 자다가 영아 돌연사로 숨지는 일이 일어났다”며 “부모가 부엌에서 잠깐 일을 하는 사이 방 안의 침대에 있던 아이가 몸을 뒤집은 뒤 다시 몸을 뒤집지 못해 숨이 막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최 박사는 압력센서와 에어백을 이용해 영아 돌연사를 막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압력센서로 경고...질식사고를 예방하는 에어백



최 박사는 최근 영아 돌연사를 막기 위한 ‘영아용 웨어러블 에어백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가 개발한 시스템에는 압력센서와 에어백이 들어있다. 영아가 천장을 보고 누워있다가 몸을 뒤집어 돌아누우면 가슴 부분에 설치된 압력센서가 블루투스를 통해 보호자에게 경고 신호를 보낸다. 이와 동시에 옷에 연결된 이산화탄소(CO₂) 탱크의 격발장치가 작동하면서 목과 가슴에 부착된 에어백을 부풀어 오르게 한다. 질식을 막기 위한 일차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에어백은 약 2.5cm 정도 부풀어 오르며 22초 동안 상태를 유지한다. 최 박사는 “사전에 지정된 사람 6명에게까지 경고 알람을 줄 수 있다”며 “알림을 받고 아기에게 다가오는 동안 에어백이 생명을 살리는 일차적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어백 시스템에는 생기원의 또 다른 기술이 들어갔다. 고재훈 섬유융합연구부문 박사팀이 개발한 내부 압력센서가 바로 그것이다. 전류가 잘 흐르도록 탄소와 금속 물질을 포함한 섬유를 이용해 전극과 센서를 만들었다. 최 박사는 “흉곽 아래와 옆구리, 견갑골 하단부에 2개씩 총 6개의 센서가 달려 있다”며 “센서가 최소 500g까지 압력을 인식하기 때문에 아기가 천장을 보다 몸을 뒤집었는지 확실히 인식한다"고 말했다. 



▲아기 모형과 영아용 웨어러블 에어백 시스템의 모습. 전자파 안전 인증을 마쳤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아기용품인 만큼 이중삼중 안전 우선




아기에게 입히는 옷형태라는 점에서 이중삼중으로 안전 인증을 받았다. 압력 센서에서 전자파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감안해 관련 검사도 모두 마쳤다. 전자파 시험기관인 유씨에스(UCS)로부터 지난해 12월 인체에 무해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에어백에 사용되는 공기도 무해한 이산화탄소를 쓴다. 최 박사는 “에어백이라고 하면 흔히 차의 에어백을 생각하는데 시스템에 사용되는 에어백은 차의 에어백과는 다르다”며 “차의 에어백이 0.06초만에 순간적으로 부풀어 오르고 화약성분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아기옷의 에어백은 1초에 걸쳐 천천히 부풀어 올라 안전하고 이산화탄소도 사람 몸에 해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시험인증기관인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로부터 제품에 사용된 이산화탄소가 무해하다는 인증을 받았다. 



최 박사는 제품 가격을 15~20만원, 출시일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그 전에 블루투스와 격발장치가 들어있는 카트리지를 최대한 단순화시킬 계획이다. 그는 “이산화탄소를 한번 사용하게 되면 갈아줘야 하는데 지금은 카트리지 전체를 열어야 바꿀 수 있다”며 “단순하게 뚜껑을 열고 닫는 식으로 만들고 카트리지 전체 크기도 최대한 소형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