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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하는 컴퓨터, 인공지능(AI)
2017.09.13
“의사 되는 데 7년 걸리죠. 그때가 되면 AI에게 수술을 넘겨줘야 할 거예요.” 2015년 방영된 영국드라마 ‘휴먼스(Humans)’에서 우등생이었던 딸이 부모에게 항의하며 했던 말이다. 드라마는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AI가 인간사회에 균열을 일으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약한 인공지능(Weak AI)이 인간만큼 똑똑해지는 20년 후에는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딥러닝으로 다시 주목 받는 인공지능
1956년 개최된 다트머스 컨퍼런스(Dartmouth Conference)’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이라는 말이 사용된 이후 오랫동안 인공지능은 주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만 통용되던 용어였다. 인간의 뇌를 모방한 딥러닝(Deep learning: 심층학습)’이라는 알고리즘은 1958년 프랭크 로센블래트(F. Rosenblatt)가 퍼셉트론 이론을 발표한 이후 1986년 데이비드 러멜하트(D. Rumelhart), 제프리 힌튼(G. Hinton), 로날드 윌리엄스(R. Williams)의 논문이 네이처(Nature) 지에 발표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2006년 제프리 힌튼의 심층신뢰망(Deep Belief Network)으로 화려하게 부활한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딥러닝이 급속도로 발전한 이유는 복잡한 알고리즘의 출현과 더불어 그에 따른 복잡한 계산을 가능하게 한 CPU, GPU와 같은 혁신적 하드웨어가 상용화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GPU는 성능 자체는 CPU 20~30% 밖에 되지 않지만, 함께 사용하면 약 800~1,200배 정도의 계산성능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딥러닝으로 학습에 사용할 수 있는 학습 재료가 풍부해졌다는 점도 딥러닝 발전의 또 하나의 이유다. 오늘날 매일 생산되는 디지털 데이터(스냅챗, 유튜브, 플리커 등)의 규모는 약 8ZB(1Zettabyte = 1021Byte, 10 Terabyte) 정도로, 이는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노트북 PC 80억 대 분의 저장용량이다.
현재 딥러닝으로 대표되는 인공지능은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엄청난 성과를 보이며 산업과 일상생활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구글의 CEO인 에릭 슈밋(E. Schmidt) 인공지능 기술의 출현은 향후 5~10년 안에 인간에게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확신했고, 빌 게이츠(B. Gates) 역시 다음 30년 동안 인공지능으로 인해 역사상 가장 많은 진보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중국의 바이두와 같은 대기업을 필두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2015년 말 기준으로 약 5,000억 달러 규모의 자본이 인공지능 분야에 유입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인공지능이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올 것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INTERVIEW]
융합생산기술연구소 김홍석 소장

알고리즘보다 데이터가 중요해지는 시대 온다   

Q.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보급되면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큽니다. 산업 현장에서 사라질 직업과 새롭게 생겨날 직업은 무엇일까요?
2015년 영국의 BBC가 옥스퍼드대학과 딜로이트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로봇이 당신의 직업을 대체할까?(Will a robot take your job?)’라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구체적인 직업군을 입력하면 로봇이나 인공지능 기술로 대체될 확률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이트를 비롯해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등 다양한 기관의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미래에는 단순 사무행정직, 제조업생산직, 건설채광직 등이 사라질 직업으로 예측됩니다. 3D 프린터의 발전에 금속 제조업자 88%, AI 로봇으로 보험 사무직, 은행원, 경리, 회계 관리자의 96~98%가 대체될 전망입니다. 자율자동차로 인해 자동차 보험시장이 80% 이상 감소하고, 택배 등 배달원의 86%가 드론으로 인해 대체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생겨날 것이란 예측도 있습니다. 드론으로 배달원 직업은 사라지겠지만 드론 조종사, 엔지니어 등 관련분야의 일자리들이 새롭게 생겨날 것입니다. 세계경제포럼은 재무관리 50만 개, 매니지먼트 41만 개, 컴퓨터 및 수학 40만 개, 건설공학 34만 개, 판매 관련직 3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의 직업이 다른 것처럼 앞으로 10년은 지난 10년과 다른 기술, 직업이 각광받게 될 것입니다. 
  
Q. 인공지능과 관련해 기관 차원에서는 어떠한 연구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생기원에서는 산업지능정보기술 미래전략기술교류회를 통해 인공지능의 급속한 성장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산업지능정보기술은 산업, 생산기술 분야에 적용되는 인공지능과 ICT 기술이 결합된 형태를 의미합니다. 미래전략기술교류회는 기관 내부의 연구자들과 외부 전문가들로 싱크탱크(Think Tank)를 구성해 인공지능 기술, 산업동향 파악 및 미래전략기술, 시장 예측 등을 수행 중입니다. 추가적으로 해당 기술 분야의 로드맵 구축, 기술 제안 요청서 작성을 포함한 기획 추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미래전략기술교류회를 통해 산업지능정보 분야의 원천기술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특히 인공지능(빅데이터 분석), CPS(Digital Twin), IoT, VR/AR/MR, 클라우드 컴퓨팅, 로봇의 6대 분야 원천기술 및 융합기술 개발을 통해 중소기업에 산업지능정보기술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구체적으로 연구 중인 인공지능 기술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 중입니다. 그 중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 과제로 연구·개발 중인 로봇판단지능 기술 개발과제를 꼽을 수 있습니다. 로봇이 인간의 작업을 관찰하고, 인간작업을 이해해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입니다. 현재 다양한 공정들이 자동화 되어 로봇이 작업을 수행 중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자동화 공정을 위해서는 로봇 프로그래머가 해당 작업을 이해하고, 이를 로봇이 수행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으로 작성하는 일련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단순 공정의 경우 로봇 프로그래머가 작업을 이해하고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있지만,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닙니다. 최근까지 자동화 되고 있는 공정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단순 공정에 불과합니다. 다소 복잡한 공정들은 로봇의 자동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인간의 작업 스킬을 로봇 프로그램으로 변경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로봇판단지능 기술은 인간작업을 관찰하고 이해해 작업 공정을 자동으로 프로그램화함으로써 로봇이 손쉽게 자동화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Q. 단순 노동뿐만 아니라 인간의 지적능력 또한 상당 부분 인공지능이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중소기업 관련 종사자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할까요?
우선 인공지능에 대한 바른 관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은 결국 소프트웨어로 구현되며, 사람의 일에 적극적으로 사용할 도구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계학습)이나 딥러닝 관련 소프트웨어는 대개 오픈되어 있습니다. 구글의 텐서플로우를 비롯해 수십 가지의 오픈 소프트웨어들은 언제든지 인터넷에서 다운로드 받아서 직접 구동해 보고 결과를 얻어낼 수 있죠. 물론 머신러닝·딥러닝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러한 소프트웨어들이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는지 원리를 이해하고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중소기업에서는 직접 이론을 개발하거나 현장 문제에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배우려는 노력이 중요하며, 대학이나 연구기관 전문가들과의 협업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앞으로 알고리즘보다 더 중요한 것은 데이터입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선도적인 IT 기업들이 관련 소프트웨어는 개방하면서 데이터는 개방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이들의 행보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의 데이터를 수집하느냐에 맞추어져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의 사전학습에 활용되며, 엄청난 비용을 제공해야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구글의 웹서비스, 대형마트의 적립서비스 등도 이러한 데이터 수집의 일환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우리 기업들도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인공지능 시대에는 더욱더 데이터 수집 및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앞으로 모든 산업, 제조 분야에서의 경쟁력은 데이터 분석을 통한 생산성 향상과 공정 최적화가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Q. 인공지능과 관련해 생기원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많은 연구자들이 다양한 현장 실무 경험에서 축적된 노하우 및 실증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는 중소 규모의 시생산설비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경험과 설비를 디지털화, 스마트화 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출발입니다. 지난 달 이 코너에서 스마트제조사업단의 실증사업에 대한 소개가 있었는데, 실증사업을 통해 생기원 연구자들이 개발한 산업지능정보 분야의 원천기술을 검증하고, 중소기업들에게는 설비의 스마트화 사례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입니다. 이러한 기술개발과 실증을 통해 중소기업들을 실질적으로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